데스크 편지

'빛나는 성공과 값진 결과를 얻기 위해선 고난과 시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글 중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이 '진주조개'입니다.

여린 속살 안에 거친 모래 한 알을 품고 오랜 세월 고통을 견뎌야만 비로소 아름다운 진주알이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저는 그 얘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 이야기는 두 가지 전혀 다른 입장에서 결론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진주가 빚어진다는 것은 조개의 입장에서 서술됩니다. 하지만 진주알이라는 빛나는 결과물을 서술할 때면 갑자기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조개의 입장에서 진주알은 그저 불편하고 고통스런 이물질일 뿐입니다.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만 영롱한 가치를 지닌 보석이 되는 거지요.
'진주조개 이야기'는 전혀 다른 그 두 가지 입장을 하나의 틀 안에 끼워 넣고 결론을 강요하는 느낌입니다.

고통은 조개가 짊어지고 그에 따른 성과는 사람이 얻게 되는 이야기.
시련을 겪는 이와 보상을 받는 이가 다른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어떻게 '시련을 통한 성공'의 사례로 끝없이 회자되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김덕호 편집국장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