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감사쓰기 공모전 시상식 및 페스티벌’

 

 

 

감사로 실현되는 희망

지난 12월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서울구치소 대강당에서는 ‘제3회 감사쓰기 공모전 시상식 및 페스티벌’이 누그러진 겨울 날씨에 따뜻하고도 눈물 가득 치러졌다. 서울구치소가 주최하고 감사나눔연구원과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가 주관하고 감사나눔신문, KPX, 삼정KPMG, SK telecom, 사랑의 열매, 동서식품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는 최우수상 수상자 김00님, 참가상 두 분이 상장과 상금을 수여받았다.

본상 수상자 17명과 참가상 48명이 함께하지 못한 건 전국 교정시설에서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이지만, 수상을 축하해 주려고 강당에 모인 70여 명의 서울구치소 수용자, 30여 명의 외부 인사, 그리고 최우수상 수상자 가족들이 만들어낸 뜨거운 감사 축하 열기가 높은 담장을 타넘어 그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졌을 것이다.

오래 감사나눔 운동을 해온 감사 선배들과 서울구치소장의 축사, 수상 소감, 감동을 뿜어낸 합창과 색소폰 연주, 그리고 연신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가 심금을 울린 이 행사의 모든 것이 2024년 감사쓰기를 더 활기차게 이끌어낼 원동력이 될 것에 미리 감사한다. 그래서 감사로 아름다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또한 국민들이 서로서로 안전하게 사는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교정행정의 비전인 “변화를 향한 믿음, 함께 만들어 가는 국민안전”이 감사로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굳건히 품게 해준다는 것이다.

감사나눔이 국민운동으로

본 행사에서 앞서 서울구치소 소장실에서는 간단한 화담이 있었다. 대전교도소 소장으로 재직하다 서울구치소 소장으로 부임한 지 한 달 되었다는 김문태 소장은 큰 행사를 하게 되어 기쁘다며 행사 취지와 연결되는 감사 이야기를 꺼냈다.

“감사 하면 생각나는 게,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암환자가, 잘 되어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겁니다. 정말 감사할 일인 것 같습니다.”

전 38대 검찰총장이자 현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 한상대 이사장은 “감사를 하기 어려운 가장 척박한 환경에서 감사를 하는 게 대단한 일이라고 여깁니다”라고 말했고, 이어 제갈정웅 감사나눔연구원 이사장, 임대기 법무부 교정정책자문위원장 등이 감사를 넘어 교정시설 전반에 대한 애로사항을 공유하며 더 좋은 여건에서 교정교화가 잘 이루어지길 기원했다.

환담에 참여한 13명의 외부 인사들은 다른 축하객들과 함께 강당에 들어섰다. 단상 뒤 벽면에는 금빛 별 모양의 풍선과 해처럼 둥근 하얀 풍선이 ‘감사합니다’ 글자를 달고 페스티벌 분위기를 자아냈고, 단상 앞 양옆에는 공모전 수상자가 그림과 글로 쓴 감사 문구가 크게 인쇄되어 시선을 끌었다.

“감사는 구속 중에도 나를 밝혀주는 별이다.” “감사는 벽 하나 사이에 두고 그리워하는 접견 시간이다.”

기성 시인의 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시적 표현으로 빛나는 감사 표현이 강당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에 감사를 스미게 하는 것 같았다.

장내가 정비되고 서울구치소 사회복귀과 최창현 교감이 행사 시작을 알렸다. 먼저 제갈정웅 이사장이 축사를 전했다. 감사나눔에 많은 분들이 연대하면서 조직이 커지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 제갈 이사장은 미국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을 인용으로 지금의 현상을 진단했다.

“혁명도 처음에는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었다.”

그 한 사람은 5년 전 안양교도소장을 지냈고 현 법무부 교정본부 신용해 본부장을 일컫는다. 감사나눔신문 고 김용환 대표와 감사나눔을 교정시설에서 펼치기로 한 당시 감사불씨가 활활 타올라 좋은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혁명은 아니지만 혁명처럼 많은 변화가 온 것에 감사를 드린다며 그 중 한 사례를 꺼내보았다. 그건 안양교도소에서 안남웅 본부장 강의를 들은 수용자 류민석 님이 감사로 거듭난 인생을 다짐하며 지금은 철거&인테리어 전문업체인 밸류연구소 대표로 인생 2막을 멋지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교정시설 내 감사를 전하는 감사나눔지도사도 70여 명 배출했고, 만델라소년학교 개교 또한 5년 전 누군가 하지 않았으면 벌어지지 않을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에 감사할 뿐이라며 축사를 마쳤다.

한상대 이사장은 “검찰에 30여 년 몸담다 검찰총장으로 공직을 떠난 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나라를 위한 일을 했으니 이후에도 나라를 위한 일을 찾다 감사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감사에 대해 “감사는 과학이자 의학입니다. 감사를 하면 환각제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는 환각제를 먹지 않고도 나타나는 좋은 모습입니다. 감사는 행복입니다. 감사는 에너지입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를 표현하면 감사 에너지가 확산되어 우리 사회가 좋아집니다”라는 생각을 펼쳐보였다. 이어 김문태 서울구치소장은 “어려운 위기를 감사로 회복할 수 있는 건 부정에서 긍정의 사고로 바뀌기 때문”이라며 “감사나눔이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둠을 밝히는 감사 촛불

축사가 끝나고 감사나눔신문 안남웅 본부장의 심사평에 이어 드디어 이날 행사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감사나눔연구원 이성미 사무총장의 우렁찬 호명에 최우수상 수상자 김00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00님이 상을 받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최우수상 수상자가 받을 수 있는 가족면회에 오신 그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수의를 매만졌다. 멈칫 움직이고 싶지 않은 아들의 모습이 언뜻 보였지만 꽉 잡을 수는 없었다. 행사를 빨리 마치면 마칠수록 아들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시간이 앞당겨질지도 모르니까.

한상대 이사장에게서 상장과 상금, 그리고 꽃다발을 전해 받은 김00님의 수상 소감이다.

“감사쓰기 공모전 내용을 보고 이걸 하면 가석방에 도움이 될까 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감사할 게 많아지고, 그게 감사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계속 쓸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감사를 끝까지 쓸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이어 단상에 올라온 어머니를 보며 그가 쓴 감사 일부를 읽었다.

“항상 바르게 가르쳤지만, 기대에 어긋나고 사고를 쳤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저를 걱정합니다. 앞에 있으면 제가 피해자가 된 듯 착각이 듭니다. 착각하지 않고 웃음만 주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들 옆에 붙은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감사를 쓰게 해주신 관계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이어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라며 짧고도 여운 있는 울림을 남기고는 함께 온 김00님의 형과 여동생이 앉아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이어 참가상 두 분의 시상에 이어 외국인 수용자의 수상 소감을 들었다. 영어로 100감사 100개를 쓴 1만 감사의 주인공은 “수용생활이 힘들었습니다. 보라미 방송을 보고 감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여기가 집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마지막으로 “코리아, 베리 탱큐”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축사와 시상식, 수상 소감이 끝나고 벨칸토 합창단의 축하 노래, 화성직업훈련교도소 교정협의회 이상웅 회장과 안양대 박동준 교수의 색소폰 연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썰물처럼 강당은 비어 갔지만, “감사는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입니다. 2024년 감사의 촛불이 활활 타기를 바랍니다”라는 이성미 사무총장의 마지막 멘트는 모두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손을 꼭 잡고 가족면회실로 향하는 이들에게도, 내일도 교정시설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이들에게도, 이들과 함께하는 교정 공무원들에게도, 밖에서 온 모두에게도 감사는 어두움을 밝히는 아름다운 촛불이 될 것이다. 따뜻하고도 따뜻하게!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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