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향기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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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를 20년 넘게 하면서 가장 머릿속에 남는 말이 이타적인 자유와 자발적인 불편이다.
자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중에 이기적인 자유는 다른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이고 이타적인 자유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성숙한 자유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그리고 자식을 위해서 누군가 일어나서 밥을 짓는 수고가 있기에 그것을 누리는 사람이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이타적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자발적인 불편이 되어야지 이것이 억지로나 당연시 여겨질 때 문제가 된다.

요즘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남편이 전업주부로써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가사와 육아는 아내의 몫이 아니라 공동으로 분담해야 할 영역으로 바뀌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기적인 자유가 발동을 하면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자신의 개인적인 것이 침해되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자유를 누리려 한다면 누구든 그 자유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될 것이고 사람들이 주위에서 하나씩 하나씩 떠나가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다.

삼척동자라는 말이 있다. 잘난 척, 이쁜 척, 있는 척 척척척한다고 삼척동자라고 하는데 자신의 주위에는 삼척동자보다는 박사위의 밥사가 더욱 많은 사람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힘들 때 누군가 와서 안 그래도 힘든 부위를 감싸주고 싸매주는 것이 아니라 후벼 파고 스크레치를 낸다고 하면 그걸 견뎌내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내 잘못을 지적해주고 충고해주는 사람보다 어깨 한번 두드리며 밥 한끼 사 주면서 힘내라고 이타적인 자유를 누리며 응원해주는 밥사가 더욱 우리 주위에 많이 생겨나고 이 글을 읽는 독자 역시 삼척동자보다는 밥사를 한다면 이사회가 더욱 풍요로워 질 것이다.

과거 내 삶을 돌이켜보면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도 세월호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할 때도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가 되는 이기적인 자유를 누린 사람들이 등장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아서 보람과 기쁨이 가득해야 할 현장에서 갈등과 소요를 일으키고 더 나은 가치들을 실현할 수 없도록 힘을 빼는 사람들이 아니라 피스메이커(Peace maker)로 서로가 이타적인 자유를 누림으로 배려와 격려를 통해 더욱 존중받는 복지현장이요 삶의 터전이 되기를 기대 한다.

최근에 페이스북에 한 지인이 공원벤치에 앉아있는 한 사람과 옆자리에 한 마리 중형견이 앉아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면서 “나는 내가 앉는 자리에 개가 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는데 본인의 가정에서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개를 이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사람이 앉는 자리에 개가 차지해서 불쾌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사나운 개를 몰고 산책하면서도 개에게 입마개를 하지 않고 산책하게 되어 간혹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데 아무리 자신의 반려견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기적인 자유보다는 이타적인 자유를 통해 더욱 성숙하고 풍요로운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철민 (울산남목노인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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