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달팽이의 꿈

어느 쌀쌀한 봄날이었습니다. 조그만 달팽이 한 마리가 숲에서 가장 큰 나무를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뭇가지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던 뻐꾸기가 이상하다고 여겼는지 물었습니다. “달팽아, 뭘 하려고 나무에 올라가니?” 
방금 잡아 온 벌레를 꿀꺽 삼키던 꾀꼬리도 너무나 느리게 오르는 달팽이가 답답해 보였습니다. “달팽아, 나무에 올라가 봐야 네가 좋아하는 체리도 없어!” 

그러자 천천히 움직이던 달팽이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저 꼭대기에 올라갈 즈음에는 틀림없이 체리가 익어 있을 거예요!” 목표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중도에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달팽이의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겁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금 포기하는 게 가장 큰 실패고, 끝까지 견디는 게 가장 큰 성공입니다.


달팽이의 꿈 2

“달팽이 한 마리/ 길을 가네/ 아무도 가지 않은/ 마른 길을 가네.” 박노해 시 ‘달팽이’의 1연입니다. 
처음 길을 내는 달팽이는 뒤에 오는 달팽이보다 에너지를 35배나 많이 쓴다고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 길을 내느라/ 혼신의 힘을 다해/ 제 몸의 점액을 분비하며/ 새길 하나 밀어가네.” 시 ‘달팽이’의 2연입니다. 
그래서 서산대사도 말했을 겁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도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희생으로 새 길을 개척하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는 이들에겐 등불이 되고, 목마른 이들에겐 시원한 샘물이 됩니다. “뒤를 이어 이 길을 걸어오실 그대/ 매끄럽게 웃으며 걸어오라고.” 
시 ‘달팽이’의 마지막 연입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미국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는 ‘오멜라스’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그런데 아름답고 풍요롭고 평화로운 오멜라스에는 사실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도시의 행복이 지하실에 갇혀서 고통 받는 한 아이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 그것입니다. 

즉 도시의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가 계속 고통 받으며 희생해야 합니다. 오멜라스의 모든 주민은 일정 나이가 되면 그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지만 가슴 아파하면서도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그 아이를 도와주면 오멜라스의 모든 행복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주민은 ‘어쩔 수 없다’면서 순응하지만 끝내 견디지 못하고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오멜라스의 아이’가 없는지 돌아보는 아침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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