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샛강의 봄눈

세상에는 많은 오해가 있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 솜털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라고 여기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실제로 봄철만 되면 주민들의 민원을 받은 지자체 공무원들에 의해 버드나무가 잘려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침 일찍 샛강에 나가 보니 ‘샛강의 봄눈’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판에 붙어 있더군요. “샛강을 하얗게 덮은 솜털은 버드나무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섬유질입니다. 목화 씨앗을 감싼 솜 같은 것이고, 자세히 보면 털 안의 씨를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건강에 해로울까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문득 이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우문현답

우문현답.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고 즉답해보도록 합니다. “최근에 내가 한 가장 창의적인 일은?” 지난주 질문에 다양한 답이 쏟아졌는데, 역시 ‘학교생활’과 관련된 것이 많았지요. 
△서술형 과제를 한눈에 보기 쉬운 도표로 표현했다. 
△수강 신청도 하지 않은 전공과 무관한 수업을 청강해봤다. 
△시험공부에 집중이 안돼 줌(Zoom)을 켜놓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다. ‘길’과 관련된 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등교 지름길을 발견했다 
△새로운 지하철 루트를 발견했다. 
△귀가할 때 평소 가던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가봤다. 
△경희대 후문으로 갈 때는 회기역보다 외대앞 역이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답도 있었지요. “어제부터 집에서 상추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대지와의 만남

“걷기는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고 단순하게 하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털어낸다. 걷기는 세계를 사물들의 충일함 속에서 생각하도록 인도해주고 인간에게 그가 처한 조건의 비참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이 <걷기 예찬>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에게 걷기는 “원초적인 것, 원소적인 것과의 접촉”이었죠. 

‘샛강 숲길을 걷는 사람들’이 매월 첫 주말에 ‘샛강숲길 맨발걷기 힐링스쿨: 맨발로 걸으며 지구를 온전히 느끼기’를 여는 이유입니다. 
다비드 르 브르통은 말했습니다. “오늘날 걷는 사람은 개인적 영성의 순례자이며 그는 걷기를 통해서 경건함과 겸허함, 인내를 배운다. 길을 걷는 것은 장소의 정령에게, 자신의 주위에 펼쳐진 세계의 무한함에 바치는 끊임없는 기도의 한 형식이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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