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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 출연한 박정호 교도관이 유재석 씨, 조세호 씨와 함께, 출처 = tvN
유퀴즈에 출연한 박정호 교도관이 유재석 씨, 조세호 씨와 함께, 출처 = tvN

“유퀴즈!”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을 방송인 유재석 씨와 조세호 씨가 찾아가 펼치는 대담 프로다. ‘유느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석 씨 덕분에 보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등장하는 인물들에 관심이 있어 자주 보곤 한다.  

얼마 전 “살면서 안 만나면 좋을 사람”이란 이름으로 세 분이 나오는 걸 봤다. 교도관, 장례지도사, 뇌졸중 전문 의사다. 왜 이들이 선정되었을까. 교도관을 만난다는 것은 죄를 짓는다는 뜻이니 안 만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장례지도사는 어떤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렇다. 뇌졸중 전문 의사는 또 어떤가. 뇌졸중 의사를 만나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환자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존재들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중에서도 교도관 이야기에 눈길이 갔다. 감사나눔연구원에서 전국 교도소 수용자들을 상대로 감사나눔 운동인 '만델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당시 천안교도소에 근무하는 박정호 교감은 교도관 근속년수가 15년이 넘었다. 190센티가 넘는 훤칠한 키에 운동선수처럼 체격이 좋다. 많은 사람이 격투기 선수나 특수 부대 출신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다. 

“어떻게 교도관이 되었어요?”
호텔경영학과에 다니던 박 교감은 학교 선배가 '교정학'이란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치과에서 치아 교정하는 것으로 이해했을 정도였다. 그랬더니 선배가 교정학을 이해하고 싶거들랑 영화 〈그린 마일〉을 보라고 추천했다. 그 영화를 보고 교도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인공 교도관으로 나오는 톰 행커스가 수용자가 침을 뱉을 때 대응하지 않고 그것을 인내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교도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 

실제 교도관 생활을 하면서 영화에서 봤던 “수용자가 모욕감을 줄 때 나는 참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으나, 가끔 극도의 인내심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참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놀랐단다. 그만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존감과 자긍심이 높아졌다. 

교도관 생활에서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는 유재석 씨의 요청에 그는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본래 부모는 누구든지 앉으나 서나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기 마련이다. 
“네 아들 뭐 하느냐?”

“우리 아들 교도소에 있어.”
어머니는 남들에게 아들 자랑을 잔뜩 하고 싶은데 교도소에 있다고 하니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그 점이 아쉬웠다고 말한다.  
교도관은 어떤 일을 할까? 
“교도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수용자 교정 교화와 사회 방위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교도관이 수용자를 강하게 제압하는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단다. 실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교도관의 목적은 수용자를 '구금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들을 사회에 정착시키어 다시 이곳에 들어오지 않도록 '갱생'하는 일을 하죠.”
교도관은 한 마디로 정의하면 뭐라고 할까. 그는 망설임없이 대답한다. 


“등대입니다.”
“등대요?”
“저희 직업은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길을 비춰주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등대같은 역할을 하죠. 어둠 속의 안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신임 교도관 시절 청송교도소에 있을 때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을 맡아 기싸움을 했던 기억도 들려주었다. ‘유퀴즈’에서 상금을 타면 하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불우한 수용자들에게 영치금으로 나눠주고 싶습니다”라며 수용자에 대한 진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는 유퀴즈에 나온 후 얼마 있다가 수원구치소로 자리를 옮겼다. 유퀴즈 덕분에 유명세가 붙어서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 jtbc의 뉴썰, SBS 그알저알, CBS 새롭게 하소서 등 유명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슬기로운 교도소 생활과 교도관의 역할 등을 소개하며 '교도관 홍보대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교도관이 된 것을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유치원에 다니던 딸이 "너희 아버지는 무엇하시는 분이냐?"라는 질문에 "아버지는 나쁜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때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교도관이 있기에 교도소가 교정 교화를 통해 '범죄학교'가 아니라 '갱생'과 '취업기회 제고의 장'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교도관의 수고와 헌신이 있기에 전국 교도소에 감사 인성 교육이 펼쳐지고 감사의 바람이 확산되고 있으니 감사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교도관님, 감사합니다! 

양병무 기자

감사나눔연구원 양병무 원장.
감사나눔연구원 양병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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