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병영

스물아홉 살 되던 해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자극적인 책 제목이지만

참 인생을 배웠다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

작가의 말처럼 움직여

육탄10용사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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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죽자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라는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17년 초이다. 당시 나이 스물아홉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위해 둘러보던 중 스물아홉이라는 나이와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자극적인 제목에서 이 책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스물아홉이라는 같은 나이에서 이제 막 스물아홉의 삶을 시작하는 ‘나’와 이미 스물아홉의 삶을 마친 ‘주인공’을 상상하며, 주인공은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3평짜리 원룸 방안 속 29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 ‘아마리’는 이룬 것 하나 없는 여성이다. 나이 29살, 뚱뚱하고 못생겼으며, 남자친구도 없고, 취미/특기도 없고, 직업도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생일날 설거지 더미에서 비춰지는 비참한 자신의 모습에 절망해 칼을 들고 손목을 그으려는 행동까지 하려는 그 순간, 텔레비전 브라운관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라스베이거스의 아름다운 세계는 주인공을 홀리고 그녀는 큰 결심을 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단 한 번이라도 꿈같은 세상에서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 보자고. 그렇게 스스로 1년이란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끝으로 죽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스스로 움직이자

목표가 생기자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1년이란 한정된 시간 속에서 아마리는 라스베이거스 생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간에는 계약직 파견직원으로 회사 업무를 하다가 퇴근 후 야간에는 호스티스로 일한다. 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틈틈이 누드모델까지 하며 목표한 라스베이거스 생활을 위한 여행경비를 마련한다.

여기서 나는 1년이란 시한부 인생에 주목했다. 죽을 결심을 하며 스스로에게 내린 1년이란 시간은, 스스로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여기던 아마리가 예뻐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호스티스를 비롯해 처음에는 부끄러워 주저하던 누드모델까지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집념과 의지가 아마리를 움직이고 행동하게 만든 것이다.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보자”며 아마리가 수첩에 적은 이 한마디는 어쩌면 이 책이 말해주고 싶은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노력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그저 주어진 환경만을 탓한다 한들 삶은 달라지지 않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아마리의 모습을 보며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TV 속 한 광고가 떠올랐다. 각자 자신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에서 주저하고 멈칫하는 광고 속 주인공들은 속으로 이렇게 말하며 움직인다. “혹시 알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라고 말이다. 아마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스물아홉 생일날 했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다가오는 생일날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일날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냈고 앞으로 무엇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마리처럼 무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순간 걸음을 내딛고 있는지?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머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용사로 복무 중 부사관의 뜻을 품고 지원하여 금색의 하사 계급장을 받기 위해 산속을 누비던 부사관 후보생의 모습, 임관 선서를 외치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사관이 되겠다는 모습,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늦은 새벽까지 공부했던 교육생의 모습 등 아마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 역시 목표를 위해 힘차게 걸음을 내딛던 과거를 떠올렸다. 그리고 스물아홉의 나는 아마리와의 만남을 통해 열정적이던 시절을 상기하고 나 역시 목표를 설정하여 도전하고 행동할 것을 결심했다.

집념과 의지를 보이자

마침내 아마리는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단 6일의 라스베이거스 생활을 위해 1년을 살았고, 삶을 끝내기 위해 6일 동안 라스베이거스 생활을 즐긴다. 1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한정된 시간 속에서 그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했다. 결국 1년이라는 노력은 그녀의 삶을 바꾸기에 충분했고 이는 죽음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삶으로 바뀌었다. 스물아홉의 아마리가 보여준 것은 주어진 환경만을 탓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자칫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는 안일함과 귀찮음으로 현재의 생활을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용기 내어 도전하고 행동하는 실천의 삶이었다.

그렇다면 아마리를 만나고 난 나의 삶은 어땠을까?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서른세 살이 된 지금까지도 스물아홉의 결심을 1년 단위로 설정하여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스물아홉에 목표를 설정하여 집념과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옮긴 결과, 다음 해인 서른 살에는 국가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 경비작전에 참가하여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데 기여했다. 서른한 살에는 주특기 관련 최고의 부대가 되기 위해서 육군 최정예 300 전투원(방공팀)에 도전해 19년도 육군 최정예 300 전투원(방공팀)에 선발될 수 있었다. 서른두 살에는 육군 대체불가 부사관으로 선발되었다. 서른세 살에는 군인에게 가장 명예로운 상 중 하나인 전쟁영웅상 육탄10용사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기 위한 집념과 의지를 보인다면 그 변화는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글=김민석 중사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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