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건강

자연이 곧 놀이터였던 시대는 지났다. 그만큼 지금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결핍 증상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스트레스로 이어지며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 활용되는 공간이 숲이다.

하시연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숲교육은 유아의 사회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길러주고 창의성, 집중력, 탐구능력 등의 향상과 인지적(IQ)·정서적(EQ)·사회적(SQ) 자아 개념 확립에 도움을 준다”며 “아이들의 신체적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은 물론 심리 안정, 인성 형성과 우울증, 불안감 해소, 친구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숲에서의 활동은 청소년의 불안감을 5.2%, 공격성을 6.8% 각각 감소시키는 등 숲을 통한 활동이 부정적인 정서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숲교육은 1954년 덴마크의 엘라 플라타우 부인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매일 집 근처 숲으로 가서 놀이활동을 한 데서 유래한다. 유치원에 자리를 얻지 못한 이웃주민들이 함께하면서 야외 숲교육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숲학교는 1990년대 영국 등 유럽으로, 2000년대 아시아로 그리고 한국의 산림청은 2008년 최초 학교숲 조성지원 사업을 도입했으며 서울시는 2011년 최초로 유럽 숲학교를 모델로 삼은 '유아숲체험장'을 조성했다.

산림청이 숲교육을 도입한 계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등 숲에서 나오는 건강 물질을 활용해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숲이 치유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유아들의 산림교육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사회성 발달 : 숲은 유아의 사회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길러줍니다. 유아숲체험원과 일반유치원의 유아를 비교한 결과, 유아숲체험원 유아의 대인관계 형성 능력과 적응력이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유아숲체험원 유아들의 자유놀이 관찰을 통해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끼며 힘든 일을 함께 극복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능력이 길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학습능력 향상 : 숲은 유아의 창의성, 집중력, 탐구능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유아숲체험원 유아의 자유놀이는 일반유치원과 비교하여 창의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유창성과 독창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 환경감수성 증진 : 숲은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키워줍니다. 유아숲체험원과 일반유치원의 유아를 비교한 결과, 유아숲체험원 유아가 자연환경을 더 선호하고 생명에 대한 존중, 동식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10주 동안 정기적으로 숲을 방문한 유아들의 경우 유아의 환경 친화적 태도와 자연친화적 태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자아개념 형성 : 숲은 유아의 인지적(IQ), 정서적(EQ), 사회적(SQ) 자아개념을 키워줍니다. 9주간의 숲체험 활동을 한 유아들을 관찰한 결과, 숲체험 활동 이후 유아의 인지적 자아개념과 정서적 자아개념이 모두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숲체험 놀이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기의 자연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자연동화, 숲 보존의식으로 발전되고 놀이의 유형도 개인놀이에서 협동놀이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숲과 함께 지내는 것이 성장 과정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숲과 동떨어져 인공물 속에서만 성장하게 된다면 자연이 만든 지구 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이는 인간 중심의 지구 만들기에 더 집중할 우려가 있다. 그것은 곧 지구의 종말이다. 인간이 살 공간이 없어진다면 인간을 위한 교육이 무슨 소용일까? 그래서 아이들에게 숲교육은 필요하다.

김서정 기자(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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