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네

제3회 전국 교정시설 감사나눔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서울남부교도소 최00님이 제출한 ‘세계감사지도’는 크기나 구성이나 색감이나 내용이나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벌리게 하고, ‘아~’ 하는 감탄사를 입 밖으로 내뱉게 만든다.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100감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지도 둘레에는 전 세계 국기가 질서정연하게 그려져 있고, 그 안에는 익숙한 세계전도에 각 나라들이 다양한 색과 국명으로 배열되어 있고, 하얗게 비어 있는 공간에는 빼곡히 100감사가 써 있다.

이러한 정적인 분위기에 각 나라의 고유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고, 간혹 그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도 등장하고 있어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한다. 그러면서 꼭 가봐야 할 곳과 그곳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세계여행을 다니는 듯하고, 그 모든 것에 감사를 표한 걸 기억하다 보면, 지도 오른쪽 끝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인의 감사 언어’에서 ‘세계감사지도’를 만든 최00님에게 감사를 하게 된다. 감사 세계여행을 시켜주셔서 감사하고, 각 나라에 갈 때마다 그 나라의 감사 언어를 익혀 감사합니다를 말하고 싶은 목표를 주어서 감사하다고.

긍정의 마음을 준 시간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100감사’ 중 1번에서 5번을 보자.

“1.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100감사 지도를 만들며 세계여행을 하게 되어 설레이고 감사합니다. 2. 드넓은 바다와 무수한 나라를 향한 버킷리스트 여정에 나는 기쁘고 행복하니 감사합니다. 3. 바닷속에 숨 쉬는 대자연의 생명체와 대륙의 인간들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에 감사합니다. 4. 북극 빙하의 신비한 얼음 절벽 아래 펭귄과 북극곰들의 어우러진 삶에 감동하며 감사합니다. 5. 세계감사지도를 한 땀 한 땀 오려 붙이며 몇 달의 시간 동안 완성할 수 있었기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5번을 보면 지도 제작에 몇 달이 걸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노고에 감사하면서도 이 지도를 만든 최00님의 몇 달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에 다다르면 역시 목표를 두고 사는 삶은 그만큼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소 만기일 전까지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닫힌 공간에서의 물리적 삶이 생각하기에 따라 큰 고통일 수도 있고 작은 고통일 수도 있을 텐데, 누구나 한 번 꿈꾸는 세계여행을 향한 상상의 여정, 그걸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시각화하는 과정은 답답한 고통의 마음을 감사로 통쾌하게 날리는 날들이었을 것이다.

최00님이 떠나는 세계여행지 몇 곳만 보자.

“6. 출소 후 나의 세계여행 버킷리스트는 맨 처음 스페인 산티아고 800km 여정의 순례길을 배낭을 메고 걸을 생각에 기쁘고 감사합니다. 20. 지중해의 보석 카프리섬은 환상적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감사합니다. 32. 인도의 갠지스 강에서 성스럽게 몸을 담그고 참회의 순간을 맞이한다면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니 감사합니다. 43. 몽골의 평원에서 마음껏 말을 달리며 자유롭게 평화를 누리고 싶기에 감사합니다. 55.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기나긴 전쟁은 비극이며 여행하는 동안 평화를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61. 아프리카 모로코의 엄청난 지진 재난을 안타까워하며 행복 속에 아픔 또한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아 감사합니다. 72. 호주의 캥거루 주머니 속에 아기 캥거루의 모습이 소중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86. 광활한 사탕수수 밭에서 땀 흘려 노동을 하는 멕시코인의 노고에 함께 공감하니 감사합니다. 96. 아르헨티나의 멋진 탱고 춤에 가슴 설레고 이젠 여정을 끝낼 대한민국으로 귀환하니 감사합니다.”

풍경을 보는 여행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는 여행이 함께하는 최00님의 세계여행, 그 마지막에 다다른 감사의 글들은 어떨까?

“99. 눈 감고 회상하니 꿈같았던 시간들... 어디엘 가나 모든 것은 감사뿐인 추억... 감사합니다. 100. 세계여행 100감사를 마치며 나는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매일 매일 감사를 써내려갔습니다. 행복했던 매순간 감사합니다.”

몇 달 동안의 세계감사지도 여행, 최00님은 감사를 쓰는 그 순간은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아니 감사를 쓰기 위해 그 나라를 떠올리고 특징을 잡아내고 거기서 무엇을 감사해야 할지 생각하는 내내 행복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상상이지만, 상상하면 모든 게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언젠가 최00님의 감사 세계여행은 꼭 실현될 것이다.

“감사쓰기를 시작할 때 왠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 찢어 버려서 쓰는 것을 포기했다면 진솔한 저의 마음을 평생 동안 전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감사나눔 공모전은 정말 보석 같은 선물이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참기름 짜듯이 쓰던 감사쓰기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습니다. 저 자신의 변화뿐만 아니라 가족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동료들을 대할 때도 감사의 마음으로 긍정의 자세로 변화하였습니다.”

최00님의 공모전 소감문 일부이다. 감사쓰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의 모습을 보이게 된 최00님은 이제 그 영역을 넓혀 전 세계인들에게 긍정을 전할 것이다. “나는 매일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꿉니다. 세계는 넓고, 각양각색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니 감사합니다”라는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100감사’ 22번 항목처럼. 이에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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