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병영

건강상 이유로 쓰러진 어머니

직장과 병원 오가시는 아버지

돌봄 받지 못하는 나와 동생

가족 간에 금이 간 것 같다

가족 행복을 찾게 된 건

“감사합니다”라는 단순 표현

돈도 물질도 아닌

“감사합니다” 한마디!

--------------------

쓰러진 어머니, 금 간 가족

따뜻한 봄날,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감사수기를 작성하며 되새겨보면, 감사나눔을 실천한 것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준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서 이번 감사나눔은 여러 선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중 특히 인상 깊었던 일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감사나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면서도 가족의 행복에는 많은 양의 돈도 물질도 아닌 단순한 표현, 감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어머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쓰러지시고 난 후, 당시 어린 저는 가족관계에 금이 생긴 것을 느꼈습니다. 아버지는 하시던 일에 차질이 생기면서까지 직장과 병원을 오가며 어머니를 간호하셨고, 동생과 저는 부모님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처음에는 자상하고 강인하셨던 아버지가 주름이 깊어지고, 한숨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집에 방문하시는 횟수도 줄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여동생도 달라진 환경 때문인지, 성적 스트레스 때문인지 항상 밝았던 아이가 소통하는 걸 거부하고 방에서만 지내게 되었습니다.

감사 표현에 눈물 흘린 아버지

어느 순간 금이 간 댐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지친 저희 가족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로 간의 사이가 서먹해지고, 관심이 적어지며, 당연했던 화목하고 웃고 떠드는 우리 가족의 관계가 추억이 되려고 할 때, 이번 가족에 대한 감사나눔 운동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이끌리듯이 백감사를 적게 되었습니다.

첫 한 줄, 그다음 두 번째 줄, 한 줄 한 줄을 적으며 지난 나날을 회상했습니다. “이땐 동생 덕분에 잘 버텨냈었지...”, “이때 부모님께 가시 돋친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등 단순히 한 문장으로 시작했던 감사들은 어느새 자기반성과 미안함, 고마움 등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전화 한 통, 그 다음에는 안부를 묻고, 추억을 얘기하면서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나비효과처럼 감사 한 줄의 영향력은 커져 나중에는 매일 가족에게 전화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레 입 밖으로 나오게 될 만큼 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레 서먹했던 가족관계가 다시 새살이 돋아나듯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날 병간호와 일을 병행하시면서 지친 아버지에게 “지금까지 우리 가족을 위해,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말씀드려 죄송합니다.” 단지 속에 있는 마음을 ‘감사합니다’라는 단어를 빌려 말했을 뿐인데 아버지는 제가 보았던 21년 동안의 모습 중 처음으로 눈물 흘리셨습니다. 과묵하시고 말을 잘 안 하시던 아버지도 사람인지라 사실 누구보다 힘들고 지친 상태이셨을 텐데 저와 동생이 걱정할까 봐 괜찮으신 척 무리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가족에게 필요한 건 감사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통해 저의 마음을 표현하니 감사하게도 아버지에게 있어서 저의 마음은 삶의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여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춘기가 되어 길을 헤매고 있을 때 편지 한 통으로 그저 건강히 잘 자라줘서, 나쁜 길로 들지 않고 올곧게 커줘서 고맙다고, 이때까지 아끼는 마음을 표현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고 진심을 다해 적어 보냈더니, 후에 집에 방문했을 때 화사한 밝은 웃음으로 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자 저는 정말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족관계를 되돌리려고 여행, 이벤트, 선물 등 수많은 시도를 해봤었는데 정작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건 돈, 물질, 선물이 아닌 서로의 진심이 담긴 한마디, “고마워”, “감사합니다”인 것이었습니다.

이번 사연을 통해 저는 절실히 느꼈습니다.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문장 하나가 그 무엇보다 효과 있고 영향력 있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군 장병 여러분! 더 늦기 전에 가족에게 감사나눔 한번쯤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제가 앞서 말해드린 사연에서 알 수 있듯이, 감사나눔을 통해 분명 뜻 깊은 경험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장담합니다. 감사나눔 운동은 여러분들이 가족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려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백감사처럼 자그마한 것부터 한 가지씩 감사한 점을 적다보면, 가족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감사했던 일 그때 당시에 내 가족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나를 도와주었는지,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두 번째로 내가 가족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반성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가 없는 사랑을 주는 존재는 가족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족에게 상처 입히는 언행을 앞으로는 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평소라면 가족에 대한 마음을 선뜻 표현하지 못했지만 감사나눔 운동을 통한다면, 가족을 사랑하고 고마워한 마음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도 글과 문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전할 수 있게 됩니다.

감사나눔 운동은 시작부터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족에게 안부 전화 한 통, 고맙다는 말 한마디부터 시작하더라도 나비의 날갯짓처럼 커져 더 큰 결과로 되돌아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말을 인용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한다. 언제나 잃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그러니 항상 되새겨야 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않도록.”

글=김세현 상병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