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병영

왜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

극도의 아침형 인간이 궁금해

읽기 시작한 책이 나를

4시 30분형 인간으로 만들었다

번아웃으로 도망치듯 온 군대

고요한 4시 30분으로

내일을 대비할 수 있는 힘을

진정 챙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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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김에 움직이자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집 화장실에서 바퀴벌레를 만난 듯 뇌가 떨리고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왜?’ 대부분 사람이 푹 자기 바쁜 4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걸까? 극도의 아침형 인간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그 열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자 나는 바로 책을 집어 읽기 시작했다. 이때, 나의 4시 30분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책의 내용은 매우 간결하고 읽기 쉬웠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유튜버이자 명문 로펌 변호사인 작가는 매우 바쁜 현대의 삶을 살고 있었고, 너무 바쁘다 못해 불면증을 앓게 된 요즘 세상의 현대인이다. 어느 날 불면증 때문에 4시 30분에 일어난 작가는 다시 자기는 싫고 가만히 있기는 무료해서 본인이 평소에 하고 싶던 다른 일을 동이 틀 때까지 집중해보았다.

작업에 심취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어느덧 하늘의 어둠은 서서히 걷히고, 커튼 사이로 방안에 햇살이 스며들어왔다. 따뜻한 햇살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던 그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안식이 스며오는 것을 느꼈다. 이 황홀한 경험을 계기로 작가는 4시 30분에 일어나는 챌린지를 도전하기 시작했고, 열정과 성취를 느끼며 유튜버 구독자들과 함께 챌린지를 홍보하고 이어나간다는 이야기이다.

내 자신에 집중하자

무엇이 그토록 작가에게 안식과 열정을 불어넣어 줄 수 있었을까? 아침 해가 떠오르며 밝아지는 하늘과 따뜻한 여명이 희망을 느끼게 한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본인에게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작가는 이 시간을 가져보며 자신을 아끼고 가꾸어주었다. 그리고 충분히 자신을 챙겨주었을 때, 햇살이 작가를 반겼고 작가는 하루를 살아갈 열정을 얻었다.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잊기 쉬운 나를 챙기는 행위는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놓치고 있던 것임을 깨달았다.

사실 나는 코로나가 발생하고 활동이 통제된 환경에서 각종 과제에 치이고 그 스트레스를 밤샘 게임으로 푸는 무의미한 생활을 살았다. 이런 번아웃이 더 지속될 것 같아서 주어진 국가의 의무라도 마치자 생각하고 탈피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도망치듯이 군대에 왔다. 그리고 일과에 충실하게 살면서 사회에서 체계적으로 살아갈 계획을 생각할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의 옛 버릇은 누구에게 쉽게 주지 않는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일과가 끝나면 그냥 피곤해서 정신을 방치시키다가 취침 시간이 되어서 자고 기상 시간이 되어서 일어나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시작되었다. 사회에서의 행동 양상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시간”을 조금씩 실천해보려고 했다. 주중에 5분에서 10분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에 조금 생각해보고 자려고 했다. 주제는 오늘 한 일과 내일 할 일을 생각해보거나 내 현재 감정은 어떤지, 사회에서의 계획 등등 자유롭게 정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일지에 적으면서 내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다시금 느끼고 그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려고 했다.

그러자 변화는 고요한 시간에 진행한 만큼 천천히 작게라도 오기 시작했다. 잡생각과 감정을 잠이나 게임으로 초기화하려던 뇌는 차분히 정리함으로써 내면이 원하는 욕구와 방향을 찾게 해주었고, 잡생각이 정리되니 자기계발을 찾아보고 도전해볼까라는 동기를 실어주었다. 생활면에서도 지금도 가끔 실수를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할 힘을 유연하게 쌓으면서 안정감이 생기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안정감이 생기니 하루를 더 잘 준비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세상을 두드려라

이 책을 읽고 실천한 또 하나의 교훈은 “구하고자 하면 두드려라”이다. 책의 주된 내용이 내적으로는 자신의 시간을 마련해서 자신을 챙겼다면, 외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답을 찾고자 할 때 세상을 두드리라는 작가의 삶의 팁 중 하나이다.

이 책은 4시 30분 기상 챌린지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작가가 어른으로서 사회초년생의 후배들에게 남기고픈 몇 가지 팁도 있다. 작가는 학생 때 교수님께 도움을 구하고 싶어서 질문을 드릴까 말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겨우 물어보았고, 존경하는 선배를 만나보고 싶어 장시간 고민하다가 메일을 보냈다. 교수님께서는 친절하게 설명과 함께 답해주셨고, 존경하던 선배는 정기 모임까지 초대하여 만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이 선배들은 생각보다 찾아와주는 것에 고마워하며 설명해줄 수 있는 여유쯤이야 넘친다는 것이다.

나도 이를 읽고 평소에 고민이 되던 진로 분야에 대해서 말로만 들었던 대학 선배에게 고심 끝에 질문을 드렸다. 그 선배님은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정성스럽게 알려주셨고,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비록 두드리는 문에서 불친절한 사람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혼자 방황하며 모든 걸 찾아갈 필요는 없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꼭 4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가꾸고 자신을 챙기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였다. 하루하루를 온 힘을 다해서 버티고 살아가는 것보다, 내일을 대비할 수 있을 힘을 남길 자신을 챙기는 것이 먼저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삶에 열정이 떨어질 때, 다른 장병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고요한 4시 30분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잃고 있던 나와 잊고 있던 내면을 찾게 해주어서 참으로 감사하다.

글=최하영 일병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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