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인사 캠페인

SBS 스페셜 제작진이 실험을 했습니다. 노원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새로 이사 온 주민을 환영하는 벽보를 붙였습니다. 그러자 벽보 밑에 정다운 환영 문구가 적힌 쪽지들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아파트의 평소 인사 나누기 비율은 4.4%에 불과했지만 캠페인 직후 6배인 25.4%로 높아졌습니다. 

경희대 ‘세계와 시민’ 수강생 4명이 실험을 했습니다. 회기역에서 경희대까지 운행하는 동대문 1번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동료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사님께 인사드리기’ 캠페인을 했습니다. 그러자 인사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기사에게 인사를 건네는 학생은 회차당 평균 2.3명이었지만 피켓을 들고 서 있었을 뿐인데 7.7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인사 캠페인, 불편한 사이를 정다운 사이로 만들어 주는 마법의 마중물입니다.


역사의 승자

“민주주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은?” 경희대 ‘세계와 시민’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던졌던 질문입니다. 두 강좌 학생 50명 중 20명이 ‘5.18민주화운동’을 꼽았습니다. 6월 민주항쟁(16명), 4.19혁명(8명), 촛불시위(4명), 내가 첫 투표 했던 날(1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민주주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은?” 50명 중 18명이 ‘광주’라고 답했습니다. 국회의사당(16명), 투표소(9명), 광화문(8명)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 일본 유학생은 ‘민주주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를 제출했습니다. 
한 몽골 유학생은 계엄군 진압에 맞서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키다 죽어간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의 발언을 소감문에 적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패자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자로 만들 것이다.”


줬으면 그만이지

경남MBC가 2023년 벽두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방영했습니다. 다큐는 “돈은 모아 두면 똥이 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된다”는 김장하 선생의 삶을, 다른 이들의 증언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어른이 없는 시대, 진짜 어른은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선생은 반세기 동안 일절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와준 일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선생의 삶을 추적해 세상에 알린 사람은 ‘김장하 선생을 닮은 기자’ 김주완이었습니다. 
아무런 보답도 보상도 반대급부나 심지어 고맙다는 인사치레도 바라지 않았던 선생의 삶이 그의 책 <줬으면 그만이지>에 담겼습니다. 
잔잔한 감동이 멈추지 않고 번져나가자 MBC는 설날 전국 방영을 결정했습니다. 다큐 <어른 김장하>는 2023년 4월 28일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지역지상파 최초로 TV부문 교양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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