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상현 KCC정보통신 부회장

지난 3월 18일 제갈정웅 감사나눔연구원 이사장은 KCC정보통신(강서구 공항대로) 이상현 부회장을 만나 감사나눔신문 356호 신문액자를 전달했다. 이 신문액자 내용은한국 소프트웨어 역사의 산 증인인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이 인공지능시대를 맞이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 편집자주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신문액자를 전달받은 이상현 부회장.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 신문액자를 전달받은 이상현 부회장.
제갈정웅 감사나눔연구원 이사장과 KCC정보통신 이상현 부회장.(왼쪽부터)
제갈정웅 감사나눔연구원 이사장과 KCC정보통신 이상현 부회장.(왼쪽부터)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작에 오른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는데 주인공 아버지 크리스 가드너와 아들 크리스토퍼 역에 실제 영화배우 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출연, 화제가 됐다.

아버지 크리스 가드너는 한물 간 의료기기인 골밀도 스캐너를 판매하는 세일즈맨이다. 매일 기기를 판매하기 위해 의료시설들을 돌아다녀보지만 잘 팔리지 않았다.

가드너는 하나 뿐인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 아내 린다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린다는 야근까지 해도 하루하루 생계가 버거울 지경이 되자 결국 집을 나가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밀린 집세 때문에 가드너는 살던 집에서 퇴거 당했고, 결국 아들과 함께 노숙인 대상 무료 숙박 시설, 지하철 화장실 등 힘겨운 노숙생활을 이어갔다.

어느 날, 가드너는 스캐너를 판매하다가 주식 중개인 인턴 기회를 얻게 된다. 정직원이 되기 전까지는 무보수에, 20대 1이라는 경쟁률까지 뚫어야 정직원이 될 수 있는 매우 힘겨운 자리였다.

가드너는 인턴사원으로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거나 또는 고객을 만나러 갈때 아들과 놀아주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꾸준히 한 결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정식사원이 되는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아버지는 항상 아들에게 강조했다. “네가 해내지 못할 거란 말은 절대 믿으면 안돼.” 

이주용 KCC정보통신 회장은 한국 소프트웨어 역사의 산 증인이다.

1960년대 IBM에 입사해 코볼 언어 개발팀에 참여했던 이 회장은 한국 최초 컴퓨터 도입과 주민등록 전산화 사업을 주도, 한국 IT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17회 소프트웨어날에 정보통신 분야 최고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참조 356호 1면)

이 회장은 2017년 10월 12일, 창립 50주년 당시 〈KCC 행복 감·미·사 프로젝트〉에서 “KCC는 우리나라가 1990년대 이후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한국의 정보화 혁명을 이끌었다. OB직원들과 임직원 여러분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KCC가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회장은 항상 모든 일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의견을 듣고 최종결정을 내렸는데, 가장 잘한 일 한 가지가 바로 KCC정보통신 운영을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컴퓨터 산업을 일구는 디딤돌로 삼았다는 점이다.

훗날, 아들 이상현 부회장은 자신의 생일날이기도 했던 2017년 12월 9일에 〈어머니에 대한 50감사〉를 작성했다.

1. 저를 이 세상에 어머님의 첫 아들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략) 50. 아버님께서 때때로 억지를 피우시고 속상하게 해드려도 잘 참아주시고 가족을 잘 지켜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이 부회장은 당시 50감사 쓰기를 한 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 50년 동안 어머니에게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썼습니다. 50감사를 쓰면서 어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받은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의 마음이었음을 이 부회장은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왔다고 한다. 

하루는 아버지 이 회장이 82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 부회장에게 물었다고 한다.

“너 한 달에 얼마정도면 먹고 살겠니?” 라고 묻길래 “1천만이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럼 정기예금은 얼마정도 있어야 할까?” 라고 묻길래 “한 1억이상 10억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럼 10억이 넘는 건 니 재산이 아니야. 그 이상 갖고 있는 재산은 네가 위탁받은 재산이다. 니가 관리하는 재산이지 니 돈이 아니다.”

이때부터 이 부회장은 ‘돈(재화)’에 대한 경제관념을 새롭게 갖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한 번도 용돈을 그냥 타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전교 5등 안에 들어야만 용돈을 받을 수 있었기에 죽기살기로 공부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 어려서부터 몸에 배인 목표를 향한 몰입과 의지력, 성실함은 훗날 전문경영영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이자,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다.

이 부회장은 시간이 될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최근에는 한때 화제가 되었던 〈건국전쟁〉을 함께 보면서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설명을 해드린다.

이 부회장에게는 아버지 이 회장과 함께하는 그 시간이 가장 힘이 된다. 어릴 적 아버지는 토론을 통해 삶의 지혜를 알려주셨기에.

이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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