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추석이 끝났다. 추석이 오면 온 나라가 귀성전쟁을 치른다. 이번에도 30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움직였다니 민족대이동이란 말이 실감난다. 추석은 고향을 찾아 부모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성묘를 하고 친척과 친지를 만나는 기쁨이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평소보다 2~3배나 걸리는 ‘고향길’이 ‘고행길’이 되어도 찾아가는 것은 만남의 즐거움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부모형제와의 만남은 천륜이다. 그래서 본원적인 만남이라고 부른다. 나 역시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을 만나며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실감했다. 명절이 있기에 그래도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으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포근하고 넉넉한 추석 연휴를 끝내고 가족의 정을 듬뿍 안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삶의 현장인 직장으로 복귀했다. 직장이란 어떤 곳인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연속되는 곳이다. 이런 만남이 우리 재능인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가수 노사연 씨가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고 노래했다. 우연이 아니면 인연 또는 필연이다. 우연한 만남이 될지 필연적인 만남이 될지도 결국 우리 자신의 마음 자세에 달려 있는 것이다.
흔히 인생에서의 성패는 “대인관계 능력이 80% 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은 결국 사람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그렇다. 대인관계의 핵심은 만남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즉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설파했다. 벗이 찾아오면 즐거워하라고 가르친 것이다. 오늘날 벗의 개념은 확대되어야 한다. 벗의 개념이 친구를 넘어 ‘지금 만나는 사람’으로 해석된다면 금상첨화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거워하면 대인관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사람 만나는 게 즐겁지 않다면 대인관계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람이 찾아올 때 즐거워하는 마음은 대인관계의 핵심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일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 사람을 통해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오고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하는 소중한 일이다. 사장에게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를 읽으면서 사람을 만날 때의 마음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역시 시인의 마음은 남다르다. 사람이 온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환대를 해야 한다니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잠깐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이처럼 원대한 의미가 있다니. 이제 사람을 만날 때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오래 전부터 만나온 사람이든, 함께 일하는 사람이든 “그 사람의 일생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만나야겠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까지도 더불어 만나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말이다.
이런 결심을 하고 회사 지난 주 홈페이지에 소개된 섬김재능교육 모범사례를 읽다가 인상적인 편지를 하나 발견했다. 강남총국 죽전지국의 정상은 선생님에 관한 내용이다. 중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재능교육을 그만두게 된 회원 어머니가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가 진한 감동을 준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편지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정상은 선생님께. 정말이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랜 시간 한결같이 저와 현배와 함께 해주시는 선생님의 성실한 모습은 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럴 때 선생님의 성실한 모습을 기억하고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동안 어린 사람 투정 다 받아주시고 끊임없이 격려해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지금처럼 멋있고 건강하시길, 가정에 평화가 넘치시길 빕니다. 현배 엄마 올림.”
참 마음이 따뜻한 편지다. 이런 편지를 받은 정상은 선생님은 행복한 사람이다. 어떻게 이런 편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선생님은 회원과 학부모를 만날 때 그 사람의 일생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만나지 않았을까. 회원 어머니에게 이런 편지를 받거나 존경하는 마음을 전해들은 선생님이 어찌 한 두 사람이겠는가. 지난 35년 동안 선생님들의 이런 사랑과 정성이 차곡차곡 쌓여서 오늘의 재능이 만들어졌으리라.
추석 명절을 지내고 나니 만남의 의미가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생각해 보자. 특히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음미해 보자.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절실한 외침과 함께.

재능교육 대표이사․본지 편집고문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