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행에 지칠 때마다 꺼내 읽는 ‘감사 시(詩)’

▲ 일러스트 박민선
감사만이/꽃길입니다//누구도 다치지 않고/걸어가는/향기 나는 길입니다//감사만이/보석입니다//슬프고 힘들 때도/감사할 수 있으면/삶은 어느 순간/보석으로 빛납니다//감사만이/기도입니다//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그저/고맙다 고맙다/되풀이하다 보면//어느 날/삶 자체가/기도의 강으로 흘러/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의 시 ‘감사 예찬’ 전문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감사할 수 있으면/삶은 어느 순간/보석으로 빛납니다”라는 구절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그래서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그저/고맙다 고맙다/되풀이”하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오늘 이 시간은 ‘내 남은 생애의 첫날’이며 ‘어제 죽어간 어떤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라는 시인의 속삭임에서 진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동굴입니까, 터널입니까? ‘동굴’이 아니라 ‘터널’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동굴은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습니다. 터널은 입구도 있고 출구도 있습니다. 터널을 지날 때의 어둠을 조금만 참으면 반드시 찬란한 빛과 만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발상을 전환해 보십시오. 나는 지금 터널을 지나가고 있을 뿐이라고!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한가함이라는 선물을 받았다//오늘은 몸이 아파 누웠다/몸에게 반성하며 감사했다//오늘은 좋은 일이 있었다/힘든 시간들에게 감사했다//오늘은 실패가 있었다/그래도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내일도 새로운 만남과 선물이 있으리라/오늘 다시 준비하며 새롭게 감사할 뿐.

박노해의 시 ‘감사’ 전문입니다. 실수와 실패, 고난과 절망까지 감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면 기쁨과 성공, 보람과 희망은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입니다. 가장 영양가 높은 스테이크(steak)는 ‘미스테이크(mistake)’라는 유머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산까치가 겨울을 대비해 땅속에 묻어두고도 잊어버린 열매가 봄이 되면 싹이 터서 숲을 이루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천재(天才)가 아니라 범재(凡才)입니다.
축복은 고통에 포장되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통이라는 포장지만 보고서 겁먹고 그것을 지나칠 때 우리는 축복을 받지 못합니다.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뜯었을 때 우리는 축복이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샥티 거웨인은 “고통의 순간과 맞닥뜨릴 때마다 ‘삶이 지금 나에게 선물을 주고 있어. 이것은 나에 대해 무엇인가를, 그리고 내가 정말 알고 싶어 하는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소설은 한 가지를 이야기하기 위해 너무 많은 말을 해. 결국 한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람도 죽이고, 헤어지게도 만들지.하지만 시는 단 한 마디로 많은 걸 전해주지.”
유린의 ‘한 달이 행복한 책’에서 거리의 철학자가 던졌던 말입니다. 삶이라는 여행에 지칠 때마다 ‘감사 시’를 꺼내서 읽어보세요. 한 편의 시가 당신을 일으켜 세워줄 것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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