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의 씨를 뿌리자 (15)

전라도 출신의 한 여자가 경상도 문경 출신의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 아내가 운전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던 어느 날, 불행하게도 도로에서 타이어에 못이 박혀 차가 갑자기 멈추고 말았다. 당황한 아내는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여보, 타이어에 못이 박혀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
그런데 경상도 남편 하는 말―.
“너는 그 넓은 도로에서 하필 못을 골라서 밟았냐? 거기서 알아서 처리해!”
기가 막힌 아내는 그래도 참고 물었다.
“그럼 보험회사로 연락해야 해?”
아내의 말에 남편은 대뜸 대답한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시인이 처음 배운 말처럼…

아기가 옹알이를 할 때 엄마가 맨 먼저 가르치는 말은 ‘맘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먹는 것부터 가르쳐 주는 것이다. 한 시인은 어려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이 ‘아름다워’라고 했다. 그는 처음 배운 말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그를 보면 아름다운 마음씨를 부러워한다.
시내 거리에 나가보면 외국어학원 간판이 많이 눈에 띈다. 모두들 ‘외국어는 모르니까 배워야 한다’며 학원을 찾는다. 그런데 우리말은 잘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대부분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우리만큼 우리말을 잘못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시인은 어휘 하나를 고르기 위해 진통하는 산모처럼 고통을 느낀다. 그렇듯이 우리는 해야 할 말을 하기 위해 산고를 치러야 한다. 그러면 말실수를 줄이게 될 것이고, 말로 인한 상처를 없앨 수 있다. 그래서 말을 하기 전에 ‘이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킬 것인가?’를 생각한 다음 해도 늦지 않다. 글을 잘못 쓸 경우 필화(筆禍), 말을 잘못하면 설화(舌禍)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신혼여행을 떠난 10쌍 중 1쌍 꼴로 등을 돌린 채 돌아온다고 한다. 제주행 비행기를 주말에 타게 되면 대부분 신혼부부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솔직히 고백하라”고 겁을 주거나, “나는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을 보면 수사관이 범죄자를 취조하는 현장 같은 느낌마저 든다. 결국 말 때문에 화를 입고 있는 것이다.
가정을 행복의 궁전으로 만드는 데 꼭 써야 할 말이 있다. 즉 칭찬의 말, 격려의 말, 사랑의 말, 알아주는 말, 높여주는 말, 맞장구쳐주는 말, 부드러운 말, 감사의 말, 용서의 말, 유머의 말이 그것이다. 말은 어둠의 장막을 벗기는 위대한 힘이 있다. 이러한 말들은 듣고 있어도 더 듣고 싶은 말들이다.
그런가 하면 상대방이 난처해지고, 상처를 입는 말도 있다. 칼로 입은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칼로 살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로 잔혹하게 살인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를 들어 비난의 말, 무시하는 말, 원망의 말, 냉소의 말, 혼자 떠드는 말, 제 자랑 하는 말, 추궁의 말, 공격의 말, 잔소리, 흉보기가 그것이다. 말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말 한 마디를 해도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가려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명약’ 혹은 ‘독약’ 같은 말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떻게 말할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내뱉으면 다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 말에 의해 죽어간다. 연설가나 설교자가 단어 하나 선택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하듯이, 말하는 사람도 아무렇게나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한 단어라도 정선해서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때 인도인들은 영국의 총칼에 눌려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인도인들에게 용기를 준 것이 있었다. 바로 간디의 말 한 마디였다. 어느 날 간디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 한 할머니가 길에 엎드려 슬피 울고 있었다. 순간 간디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모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요. 그러나 나에게는 손이 모자라는군요.”
이 말 한 마디가 인도인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었다. 인도인들은 간디의 ‘사랑의 말’에 힘을 얻어 독립을 외쳤다. 말의 위력은 이처럼 무섭다. 위로와 격려의 말은 ‘명약’이 되지만, 부정적인 저주의 말은 ‘독약’이 될 수 있다.

김병태 목사 ․ <절대감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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