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아줌마의 감사 한그릇

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으로 인생의 작전타임 시간을 가지면서 과거, 현재를 돌아봤습니다. 과거의 나와 만나는 일은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었습니다. 무식도 죄라는 말을 통감하며 무심코 말을 내뱉어 상처 입힌 사람들, 좋은 일인 줄 알고 뛰어들어 남에게 손해 입힌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남편을 좀 더 이해했으면 헤어지는 아픔은 겪지 않았을 텐데 하는 자괴감이 들었고 아이에게 생각이 머물렀을 때는 심장에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아려왔습니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했던 일들이 잘못되어 욕심으로 눈이 멀었던 날, 나를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받기를 원했던 날들을 보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50년이 걸렸습니다. 자책만 하기엔 이미 지난 시간,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시간 속에서 내 작아진 마음을 살피는 데 시간을 들였습니다. 타인을 원망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던 일들이 모두 나의 선택임을 인정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깨달은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도 되지 않을까요?

이제는 남하고 비교할 때는 보이지 않던 내 옆에 소중한 보물이 보입니다. 제 곁엔 언제나 엄마의 어리석음까지도 사랑해주는, 엄마가 내 엄마여서 감사하다는 19살의 소중한 딸 승연이가 있었습니다. 돈이 없는 불행 속에서도 승연이는 11년간의 노력 끝에 태어났기에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때론 그것이 부담일 수 있었을 텐데 늘 긍정인 마음으로 자신의 자리를 인정하면서, 아픔이 있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도 힘들었다며 안아줬습니다. 아빠 없이 잘 키우고 싶은 욕심 많은 엄마에게 “조급증의 엄마 때문에 힘들어요. 엄마! 저는기성복이 어울리는 아이가 아니에요. 아무리 좋은 환경, 학원, 정보들을 주셔도 저에게 맞지 않아요. 저는 저만의 옷을 재단해서 입으니 조급함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하며 당당히 살고 있는 딸의 모습이 그때는 왜 안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서로를 다 이해해야하니 힘들지?”하면 “이 세상에서 네이버 오빠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빠예요. 저는 아빠의 좋은 면만 보기 때문에 때론 화도 나지만, 만나면 그대로 수용하게 되요.”라고 말하고 고3이 되어 힘들 텐데도 “1,2학년 때 공부를 좀 더 잘해둘걸 후회되지만 지금부터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는 딸. 나를 돌아보며 부모의 뒷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딸아이가 늘 제 옆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지금 저처럼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잠 못 주무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저처럼 지난 과거 남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줘 마음이 괴로우신 분이 계시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잘하려던 거잖아요. 잘할 거라고 나를 안아주세요. 잘 살고 싶었는데 매번 노력해도 실패해서 인생의 절망 끝에 계시다면, 괜찮아요. 실패해서 부끄럽다는 건 잘하고 싶고, 잘할 거라는 자신의 다짐이니까. 지금부터 하면 된다고 저와 같이 위로하고 격려하며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짓는 밥은 저처럼 영혼이 배고프고, 실패하고, 힘들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같이 먹었으면 하는 따뜻한 밥상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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