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수기 서병수 직장 / 삼성중공업 조립1부 조립2과

자필수기 서병수 직장 / 삼성중공업 조립1부 조립2과

“감사는 숯돌뿐만이 아니라, 내 인생도 갈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아내와 결혼해서 함께한 세월이 22년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감사나눔을 1년 정도 실천한 후의 내 모습 중 하나입니다.

아내와 저는 다른 것도 많이 부딪히고 덜거덕거리고 힘들었지만 20년 동안 아내는 너무도 자주 저에게 ‘칼이 안 썰린다’며 ‘칼을 갈아 달라’고 요구를 하곤 했습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늘아내의 부탁들을 ‘언제나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나중에~”

이런 식으로 매사에 피곤해 하며 차일피일 미루거나 아내의 요청을 무시하곤 했었습니다.

참고 참은 아내가 결국 화가 나서 고함치면 마지못해 나 역시도 짜증을 내며 주방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갈 때마다 ‘이놈의 숯돌은 내가 칼을 갈 때마다 왜 그리 덜거덕거리고 앞뒤로 밀리며 안 갈리는거야’라며, 칼을 갈면서도 스트레스와 짜증으로 마지못해 칼을 갈곤 했습니다.

'칼을 갈아 달라고 말해주는 아내가 있음에 감사’할 줄 몰랐던 예전의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감사나눔을 실천한 지 일 년이 지나고 나니 제 자신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주말을 맞아 아내와 딸들이 목욕을 간 후 ‘점심 메뉴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장모님이 주신 쌈 채소가 생각이 나서 점심에는 ‘삼겹살을 구워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TV나 보다가 아내가 오면 ‘삼겹살 구워 먹자’라고 하면, 아내는 도끼 눈을 뜨고 째려보며 마지못해 점심 준비를 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는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가서 아내와 아이들이 오기전에 미리 준비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마늘, 양파, 고추 등 채소를 씻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기 위해 고추를 도마 위에 올려놓았는데 ‘역시’ 잘 썰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음 칼이 안 드는군…. 칼부터 갈자.”

저는 숫돌을 꺼내서 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역시나 숯돌은 변함없이 덜거덕거리며 앞뒤로 왕복하며 칼이 너무 안 갈리는 겁니다.

‘가만있자, 안 흔들리게 할 좋은 방법 없을까?’

잠시 생각을 하다 ‘바꿔야겠다’ 결심하는 순간 예전에 아내에게 화분 받침대를 만들어주고 남은 목재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약 5분 만에 뚝딱뚝딱 만들어진 숯돌 받침대 성능은 최고였습니다. 전혀 흔들리지도 않고, 앞뒤로 밀리지도 않으니 슥삭슥삭 칼이 너무 잘 갈리는 겁니다.

‘야! 이놈의 숯돌이 내 인생을 꼭 닮았구나. 진즉에 받침대를 알고 개선했더라면? 숯돌뿐 아니라 내 인생도 개선이 필요하단 걸 진즉에 알았더라면….’

‘큰 것을 바꾸고 큰 사랑을 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것이 나와 우리 집을,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진즉에 알았더라면…. 지나온 아내와의 20년이 힘들거나 괴롭지 않았을 걸. 아내와 자식들에게 상처주고 살지는 않았을 걸….’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지만 지금부터라도 잘해서 앞으로는 후회하는 순간이 없기를 다짐해 봅니다.

숯돌을 통한 깨달음은 저에게 감사나눔이 한 사람의 인생과 한 가정을 바꾼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를 생각하면 사랑이 생각나고 그 사랑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는 말을 늘 상기하며 매일매일 감사한 인생을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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