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부호 데일 카네기도 젊은 시 절 사업에 파산하여 모든 걸 잃었던 때 가 있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던 그는 자 살하기로 결심하고 뉴욕 허드슨 강을 찾 았다. 강에 투신하려는 그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소리쳤다.

“선생님, 연필 한 다스만 사주세요.”
카네기가 돌아보니 남자는 두 다리 없 이 판자를 개조해 바퀴를 달아 만든 휠 체어에 앉아 있었다. 딱한 마음에 카네기 는 주머니에 있던 1달러를 꺼내 쥐어 주 고는 다시 뒤돌아섰다.
“선생님, 여기 연필 가져가세요.”
카네기가 필요 없다고 말해도 남자는 기어이 쫓아와 연필을 주려했다.
“연필을 가져가지 않으신다면 이 돈을 돌려드리겠습니다.”
결국 카네기가 연필을 받아들며 남자 를 쳐다보았다. 남자의 얼굴엔 그 누구보 다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순간 카네기 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자살이 아 니었음을 깨달았다. 훗날 카네기는 이때 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살아갈 희망이 없었습니다. 하 지만 두 다리가 없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 사내를 보고 나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어쩌자고 두 다리가 없는 남자는 마냥 웃고 있는 것일까? 감히 말하거니와 그 에게 생명은 그 자체로 축제였을 것이 다. 그는 ‘살아 있음’의 의미를 직관적으 로 깨달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혹자가 왜 사느냐고 그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그는 적절한 언어를 찾아내지 못할지도 모른 다. 그리하여 그의 답은 그냥 해맑은 미 소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오늘날 능력이나 성과로 사람 을 평가한다. 또 건강이나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값을 매기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 은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영국에서 한평생 구걸만 하던 할아버 지가 어느 집의 문을 두드렸다. 할아버지 는 집주인에게 빵 한 덩이 사 먹을 돈을 얻은 뒤, 감사의 표시로 자신이 가지고 있 던 먼지 그윽한 바이올린을 주었다. 주인 은 할아버지가 돌아간 뒤 바이올린의 먼 지를 닦다 깜짝 놀랐다. 그것은 1704년 에 제작된 수십 억 원의 가치를 지닌 귀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일 자신 의 ‘엄청난’ 가치를 깨닫기만 한다면, 우 리는 자신을 그렇게 다락방에다 쳐 박아 놓고 먼지 쌓이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간혹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준 모욕적인 언사로 인해 ‘구겨졌다’는 모멸 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다른 사람의 평가로 인해 자신의 가치 가 ‘떨어졌다’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사 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인격은 다른 사람들의 어떤 파괴행위에도 절대로 훼 손되지 않는 소중한 품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고가(高價) 의 개가 있다. 또 거리에 스스로를 방치 한 노숙자가 있다. 언뜻 생각하면 우리 사 회에 노숙자보다 고가의 개가 더 필요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 가 수억 원이 넘는 이 개를 죽인다면, 이 는 동물학대죄로 벌금을 무는 한편 손해 배상을 함으로써 해결된다. 하지만 역시 누군가가 스스로 용도 폐기한 노숙자를 죽인다면, 이는 살인죄가 된다. 왜 이러 한 결과가 나오는가?
사람에게는 동물과 구별되는 그 무엇 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철학자들은 ‘인 격’(human person)이라고 불렀다. 그 렇다. 인격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무엇 을 잘하건 못하건, 지위가 높건 낮건, 무 조건 인격은 소중하다.

이런 까닭에 우리가 매일 ‘나는 내가 좋 다’라고 자신에게 말해 주는 것은 자신의 자존감 내지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크게 도 움이 된다. 이는 이미 내가 여러 저술에 서 권고한 바지만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 지 않은 것이다.
한번 시도해 보라. 매일 적어도 백 번씩 자신에게 이 말을 들려주라. 수많은 사람 들이 그 효과를 나에게 알려왔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더 이상 다 른 사람들의 말로 인해 주눅 들거나 상처 받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아갈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고 감사할 줄 아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