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큰 울림

1852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영국 해군의 수송선 ‘버큰헤드호’가 승무원과 가족들을 태우고 남아프리카 를 향하여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배 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630명으로, 130명이 부녀자였습니다.
“쾅!!”
아프리카 남단 케이프타운으로부터 65km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배가 암초 에 부딪쳤습니다. 시간은 새벽 2시. 놀란 승객들이 잠에서 깨어나면서 선실에는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쾅!!”
그 때 또 한 차례 파도가 밀려와 배가 다시 한 번 세게 암초에 부딪쳤습니다. 두 번의 충돌로 허리가 끊어진 배가 침 몰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가까스로 선 미 쪽으로 피신했습니다.

“구명정을 준비하라!”
함장 시드니 세튼 대령이 날카로운 목 소리로 외쳤습니다. 구명정은 모두 3척, 1척당 정원이 60명으로 180명만 탈 수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풍랑 은 더욱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전 병사들은 갑판 위로 집합하라!!”
세튼 대령이 명령을 내리자 병사들이 집결했습니다. 그리고 민첩하게 행동해 부녀자들을 3척의 구명정으로 하선시켰 습니다. 마지막 구명정이 그 배를 떠날 때 까지 갑판 위의 병사들은 사열식을 하고 있는 것처럼 꼼짝 않고 서 있었습니다.

마침내 버큰헤드호가 파도에 휩쓸려 완전히 침몰하면서 병사들의 머리도 모 두 물속으로 잠겨 들었습니다. 생명을 건 진 부녀자들이 침몰하는 배의 갑판 위에 서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흐느꼈습니다.
암 환우 돌봄 치유센터 운영자인 이 박행 목사가 <아름다운 동행>에 기고 한 글에서 봤던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 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줬습니다. 해난 사고 구조시 ‘여 자와 어린이 먼저’라는 아름다운 전통 도 이 사건을 계기로 세워졌다고 합니다.

영어단어 beautiful은 ‘바르다’, ‘착하 다’, ‘정의롭다’ 등을 뜻하는 라틴어 bene 와 ‘가득하다’를 뜻하는 접미사 full이 합 쳐진 것입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정의롭 고 아름다운 세상, 감사를 실천하는 사 람들이 만들 수 있습니다.

정지환 기자 lowsaeja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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