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나눔125 포럼 / 용타스님 초청강연 요약

◆용타스님 이야기-2 >       시어머니와 화해한 기적같은 감사

용타(龍陀) 스님은 1942년 전남 강진에서 유복한 집안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교 졸업 후에는 농촌 계몽활동을 하다 전남대 철학과에 진학, 청화스님을 은사로 삼아 23세에 출가했다.
그는 전국 사찰을 돌며 20안거 생활을 했으며, 불교의 가르침과 선불교를 바탕으로 생활 수행법인 동사섭(同事攝)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성수련회를 300회 이상 열었다. 현재는 사단법인 행복마을과 성륜불교문화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제22회 행복나눔125포럼이 (사)행복나눔125 손욱 회장, 허남석 부회장을 비롯하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지 7층 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용타스님이 초청되어 ‘행복과 감사’를 주제로 강연했다. 용타스님은 감사와 행복에 대해 이론적인 설명과 함께 흥미로운 일화를 곁들이며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용타스님의 이날 강연을 요약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묻고 또 물어라.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를 묻겠습니다. 자, 여러분.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행복’이란 말이 떠오를 겁니다. 그럼 행복은 무엇입니까. 그 형태가 선명하게 떠오릅니까? 바로 떠오르지 않을 겁니다. 이는 나의 은사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철학으로 일가를 이룬 분임에도 ‘행복이 무엇이냐’ 물으니 그저 캄캄하더랍니다. 
우리는 이 추상적인 개념인 ‘행복’이란 무엇인지 궁리하고, 또 궁리해야 합니다. 행복이 건강한 것이라면, 건강하면 왜 좋은지를 생각해보세요. 곱씹고, 곱씹어 그 끝에 다다르면 행복이란 ‘좋은 느낌(Good feeling)’, 아주 좋은 상태와 같은 호감정임을 알게 되지요. 

기분을 살피고 실천하라
자, 행복은 인생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행복해지려면 목적에 상응하는 삶으로 바뀌어야겠지요. 그러려면 나의 행복수위를 수시로 또 섬세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지금 내 기분은 어떠한지, 내 느낌은 어떠한지 확인해야겠지요. 내가 좋은 느낌, 행복한 상태가 되도록 행동해야합니다.
‘나’ 다음에는 내 아내, 내 자식의 기분과 느낌에 관심을 기울이고 살펴야합니다. 내 아들의 기분은 어떨까. 내 아내의 기분은 어떨까? 이를 살핀 후에는 실천해야지요. 이를테면 ‘내가 집에 갔는데 얼굴이 험상궂으면 가족들이 안 좋은 기분이 들겠지, 그럼 오늘은 웃으면서 들어가야겠다’와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실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주욱 나열해 적으십시오. ‘오늘은 얼굴에 미소를 짓자’, 아내가 꽃을 좋아하면 ‘한 달에 한 번 장미꽃 한 송이를 사주자’, ‘3일에 한번은 자녀의 안부를 물어보자’와 같이 적은 뒤 실천하십시오.
값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의 스승이신 청화스님이 탁발을 행하고 돌아올 때면 항상 껌을 사오셨지요. 그 껌을 주실 땐 그냥 주지 않고 “자아~ 꺼엄”하며 하나씩 주셨지요. 그 껌 하나를 받을 때면 어찌 그리 기뻤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이처럼 작은 것이라도 정성과 배려가 묻어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소유와 욕구 속에서 행복을 찾다
행복의 구조를 봅시다. 행복이란 원하는 것(욕구)이 성취될 때(소유)의 좋은 느낌, 좋은 상태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행복은 욕구들 중에서 얼마나 소유했느냐는 것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행복=소유/욕구. 이것이 행복공식입니다.
행복이 커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지요. 첫 번째는 욕구를 제로(0)로 만드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는 욕구행위는 하되 그에 대한 집착은 없애는 것이에요. 이 초월행복론은 완벽한 행복(Super Happiness)에 이르는 궁극의 방법이지만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소유를 키우는 방법인데, 이 역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미래형인 ‘구현행복론’과 완료형인 ‘지족행복론’이지요. 구현행복론은 ‘지금부터 노력해서 성취해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행복해지려 하지요. 그러나 실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어찌됐건 이렇게 성취할 수 있다면 이도 행복해지는 방법이란 거지요.
다음 지족행복론은 이미 ‘원하는 것은 완료했다’고 여기는 겁니다. 제가 들려준 ‘배 처사’, ‘용추사 보살’이야기처럼 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미 갖춘 것을 확인만 하는 거지요. 즉, 나는 넘치는 소유 속에 있음을 느끼는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삼으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목표로 하는 일도 더 잘 이루어지지요. 나의 혼, 나의 몸, 나의 경험이 수천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연습해 보세요.

지족이 바로 감사
지족행복론이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불가에서 ‘지족’은 밝고 맑은 기운을 담습니다. 마음이 편안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구현행복을 추구하면 그에 따른 스트레스로 탁한 기운이 담기지요.
이는 세상 만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안 좋은 마음에서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대방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요. 아니지요. 역으로 ‘지족(감사)’하는 마음으로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의 맑은 기운은 상대에게 행복을 주고요. 상품이 유형이건 무형이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기업하는 사람들은 정말 눈을 크게 떠야합니다. 지족을 바탕으로 행복을 구현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을 맑고 행복하게 하는 길입니다.           


◆용타스님 이야기-1 >       셋방살이 지게꾼이 가르쳐준 감사  
     
황 노인이란 부자가 있었는데, 그의 집 방 한 칸에 7명 식구가 세를 들어 살게 됐다. 그집 가장을 배처사라 불렀는데, 생활을 보니 궁핍하기가 그지없었다. 아내는 병들어 누워있고, 자식들은 가난해 학교를 못 다녔다. 황 노인이 지겟꾼 품삯으로 생계를 꾸리는 배 처사를 볼 때면 한심하고 안타까워 절로 ‘쯔쯧’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배 처사의 방에 아내가 끙끙 앓는 소리가 황 노인의 방까지 들렸다. 그때 배처사가 “아이고, 감사합니다”하는 것이 아닌가. 황 노인은 의아하고 어처구니없어 배처사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배 처사는 아들이 동네에서 맞고 코피가 나도 ‘감사합니다’, 아내가 콜록콜록 기침을 해도 ‘감사합니다’, 배 처사가 문틀에 머리를 받아 혹이 나도 ‘아이코! 감사합니다’하며 감사를 입에 달고 살았다.

황 노인은 배처사가 어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해 몸이 달아 하루는 그를 방으로 불렀다. 황노인은 “나는 조상님 덕도 봤지만 나름 고생도 해가면서 지금의 부를 쌓았네. 그럼에도 나는 감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불행한 것 같은데, 자네는 어찌 그렇게 감사하다는 말이 입에 달렸는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배 처사는 “아이고, 영감님. 아내가 저리 아파도 죽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아들이 더 크게 안 다치고 코피 난 정도로 끝났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이 방에 오다가 문틀에 머리를 받아 혹이 났지만 머리통이 안 깨진데다 더 주의 깊게 살라는 교훈까지 얻었는데, 어찌 감사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답했다.
그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황 노인은 “허허, 자네 말이 맞네. 내가 이제야 스승을 만났구먼. 자네는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꿨다네. 이제 나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네…”하며, 황 노인은 가진 재산에서 집과, 전답, 돈을 배 처사에게 내놓았다.

배 처사는 제 복은 제가 안다며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 황 노인의 성의를 받아들여 아내는 약 한재로 금세 병이 낫고 자녀들은 학교를 다니게 됐다.

◆용타스님 이야기-2 >       시어머니와 화해한 기적같은 감사

제가 용추사 주지로 있을 적의 일입니다. 한 보살이 찾아왔었지요. 그 여인은 안색이 파리하고 비쩍 말라 한 눈에도 병들어 있음이 보였습니다. 저는 사찰을 방문한 연유를 물었지요.
그녀는 “용추사에 가면 병이 낫는다고 들었어요. 스님, 저 살아야겠습니다”라며 절박한 얼굴로 답했지요. 당시 전 아프다고 하면 단식만 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보살은 단식을 할 몸 상태가 아니었지요.

그래서 얘기를 들어봤지요. “스님, 사실 시어머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유복자로 애지중지 키워온 아들을 제가 뺐었다고 느끼는지 저를 끝도 없이 괴롭힙니다. 몸이라도 약하면 좋으련만 장정 둘 몫은 할 정도로 건강하시니 밭일에도 나오지 마랍니다. 그러니 신랑과 잠자리는 커녕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렵지요”하며 사연을 풀어놓았어요. 그 보살을 어찌나 괴롭혔는지 저도 모르게 그 시어머니에 대한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저는 그 보살에게 “방도를 일러주면 어떤 심한일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아이고, 그러믄요” 하고 단호히 말하더군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시어머니 감사합니다’하고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땐 ‘시어머니 감사합니다. 시어머니 감사합니다’를 100번 외우고, 저녁엔 ‘시어머니 감사합니다’하고 잠을 자세요. 이를 100일간 하기를 당부하고 하루를 건너면 3일을 더 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 보살은 죽어도 못한다고 펄펄 뛰었지만, 속으로 욕을 하면서 해도 상관없다고 하니 마지못해 수긍했습니다.

그런 후 100일도 되지 않아 그 보살이 사찰을 찾았습니다. 머리에는 음식바구니를 잔뜩 인채 환한 얼굴로 웃고 있었지요. 잘 되었구나, 싶어 그간의 사정을 물었지요.
그녀가 “시어머니, 감사합니다(속으론 욕을 하며)”를 외웠는데, 이를 들은 시어머니는 “이것아, 감사하긴 뭣이 감사해야!”하며 꿀밤을 탁! 놓더랍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차든가 했으께잉…”하며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꾸준히 감사를 왼지 일주일가량 지나니 더 이상 속으로 욕을 하지 않아도 외워지더랍니다. 그렇게 외다보니 밭일 쉬게 해주는 것도, 시어머니가 건강한 것도, 손주를 끔찍하게 여기는 것도 감사하더랍니다.

조금씩 감사한 것을 찾아가던 어느 날 밭일을 마치고 돌아와 쭈그려 앉아 한숨을 푹 내쉬는 시어머니를 보았습니다. 흙이 잔뜩 묻은 발을 보며 그녀는 “와따, 시어머니 저놈의 발을… 그냥 확 씻어줘비까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물을 떠다 시어머니 발을 씻어대는데, 시어머니는 “이것아, 머단디 이란다냐!”하며 발을 툭툭 빼며 거부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다 씻긴 후 “어머니, 들어가 쉬세요”하니 “이것이, 안하던 짓거리를 하네”하며 시큰둥하게 들어가더랍니다. 그런데 그때 툴툴거리는 말에는 전에 괴롭히던 감정이 전혀 안 느껴졌답니다.

이틀 뒤엔 밭일을 마친 시어머니가 끙끙거리는 소리를 내기에, ‘아, 오늘도 고단하게 일하셨구나. 들어가서 저 팔이고, 등이고 주물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들어가 한참을 주무르는데 시어머니께서 “아가, 내가 잘못했다….”하더랍니다. 속에서 북받치는 감정에 어머니 치마폭에 얼굴을 처박고 펑펑 울고, 시어머니도 제 등판에 기대 통곡을 하며 울었답니다. 그 뒤로 “아가, 너같이 예쁜 것이 시어머니 잘못만나 고생했다”, “아니에요, 어머니”하며 묵은 감정을 풀었지요.

그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음식이 쏙쏙 들어가고 소화도 잘 되더랍니다. 그동안 스트레스에 소화불량, 위장, 편두통, 요통 등 온갖 아픔에 비쩍 말라가던 몸에 생기가 확 돌더랍니다.
그래, 너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면 죽을 정도로 감사하다며 용추사를 다시 찾아왔던 것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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