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넘은 어머니가 중년의 딸에게 편지 써

▲ 김영미 씨의 어머니가 보내온 편지. 편지속 얼굴은 김 씨의 부모님 모습.

경북 포항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영미(51·여)씨. 지난 해 10월 (사)행복나눔125 김현숙 컨설턴트의 감사나눔 특강을 듣고 친정어머니께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가 답장을 보내왔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 편지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어느새 중년이 된 딸에게 어머니는 당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맞춤법이 틀리고 엉성했으나 그 어떤 편지보다 가슴 떨리고 소중한 것이었다. 어머니의 편지를 지면에 실어본다.
  
“사랑하는 내 딸 영미야! 어릴 때 유독 똑똑한 딸, 어미가 차별했다면 미안하다. 오빠는 사춘기라 어긋나서 빗나갈까봐 내가 많이 다독여야만 했다. 아버지는 먹고 살기 바쁘다고 자식들한테 신경 못 썼고 너희 사남매는 내 몫이었다. 그래도 먹고 사는 걱정만 없어도 안 그랬을 텐데…. 특히 너는 영리하고 똑똑해서 어디 내놔도 걱정이 없더라. 그래서 너를 덜 다독였다.

영미야! 차별했다 생각한다면 미안하다. 먹을 것 없어 용돈 한 번 주지 못하고 좋은 옷 한 벌 못 사줘서 미안하다. 보리밥 된장이 고작이던 시절, 건강하게 잘 커줘서 감사하다.
영미야, 너 결혼할 때 변변한 가전제품 하나 못 사주고 맨 몸으로 시집보내고 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너 힘들 줄 알면서도, 내가 사느라고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 너도 이제 자리도 잡히고 했으니 몸 생각하며 살아라. 사랑하는 내 딸 영미야! 미안하고 고맙다.”
 
편지를 읽은 김씨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지난 세월 자신의 인생과 가난 속에 자식들을 키우느라 한평생을 바친 어머니의 삶이 떠올랐다. 눈물이 떨어졌다.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의 마음을 몰라준 것은 정작 나 자신인데, 당신은 그런 나에게 오히려 미안하다, 고맙다고 하니….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고달프게만 살아온 내 어머니, 남은 여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제가 잘 할게요.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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