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살리는 짧은 이야기 촌철활인(寸鐵活人)

■ 사람을 살리는 짧은 이야기 촌철활인(寸鐵活人)

지족 최부(知足 最富)

용타 스님

지족(知足). ‘만족을 아는 것’이다.

‘법구경’에 지족 최부(知足 最富)라 했다. 만족을 아는 것이 가장 부자라는 말이다.

사람은 현재 이미 있는 것[旣存], 현재까지 이미 이루어 온 것[旣成]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 없는 것, 아직 이루지 않은 것을 있게 하고, 이루고자 하는 데에 집착함으로 인하여 괴로움의 늪에 빠져든다.

기존 기성(旣存 旣成)을 누리는 것, 범사(凡事)에 감사하는 것, 그것이 지족이다.

지족의 뜻을 모르는 사람 은 없을 것이요, 지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역시 없을 것이다.

지행(知行)이 일치되기 어렵듯이 지족의 중요성은 알되 지족하는 것이 몸에 잘 익어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해탈이니 구원이니 초월은 제쳐 놓더라도 세상 사람이 이 ‘지족’이라는 덕목 하나만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 체득한다면 일반적인 의미의 행복은 보장될 것이다.

불행이란 대체로 ‘없는 것’, ‘이루지 못한 것’을 향한 지나친 긴장감과 이루지 못했을 때 따르는 실망감을 의미할진데, 지족의 태도는 현재 이미 있는 것, 이루어 온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것이니, 행복이 아니겠는가.

알고 보면 이것이 응무소주를 실천 하는 첫 단계일 것이다.

팔만대장경을, 소승 대승을, 불법을 한 마디로 갈파하라 하면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다.

마음이 일체에 머물 바 없으니 자유롭고 그 자유로운 마음[응무소주]으로 세상 일을 하니[이생기심], 그것이면 전부이지 않겠는가.

지족은 일체에 당연히 만족하므로 마음에 스트레스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 왈 응무소주라! 얼마나 큰 덕목인가.

이렇듯 지족(知足)이란, ‘법구경’ 어느 귀퉁이에 있는 한 개 단어로 치부해 버리고 지나칠 수는 없다. 지족철학은 경전의 많은 곳에서 이런저런 표현으로 드러나 있지만 중대한 정견(正見) 덕목 하나로 부각하고 있지는않은 현실인 듯하여 유감이다.

지족[감사, 기존 기성의 확인]은 이처럼 현재의 행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과거에 지족 못하여 쌓아온 탐·진·치, 삼독을 녹여내는 좋은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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