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미 컨설턴트의 감사토킹

유지미 컨설턴트의 감사토킹

“당연한 게 어딨어”

신혼 초부터 남편은 내가 어떠한 역할을 부여하기 전에 먼저 음식물쓰레기와 분리수거를 자신이 담당하겠노라 말했다.

특히나 요즘 음식물쓰레기 냄새에 비위가 상해 구역질하는 모습을 본 후로는 그릇에 묻은 음식물을 씻어내고 쓰레기통에 담는 것까지도 남편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하루는 남편이 전날 깜빡했는지 주방에서 미처 비우지 못한 음식물쓰레기를 발견하여 출근길에 버리겠다며 그것을 들고 나가는데, 가득 찬 음식물쓰레기통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온갖 인상을 찌푸리며 서둘러 문을 닫았다.

그리고 돌아서는 길 매일 밤 이러한 힘든 일을 해주는 남편에 대해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 뒤 나는 친구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며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요즘 시대 남편으로서 그 정도는 당연한 일이지 뭐 그게 감사할 일이냐”고 대꾸했다.

이어서 친구는 자신이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가까이 사는 시부모의 시중(?)을 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더 인정해주고 도움을 주지 않는 남편과 시부모에 대해 불평했다.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만약 친구 말대로 그것이 정말 당연한 일이라면, 남편이 가장으로서 밖에서 고군분투하여 생활비를 벌어오고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아내를 도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 여자가 아내로서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히 할 일인데 왜 집안일 하는 유세, 애 낳은 유세, 시부모 봉양하는 유세를 떠는 것인가.

한없이 사랑스런 눈빛으로 자신의 딸을 내려다보는 친구에게 “네가 아무리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키워봐야 네 딸이 네게 감사할 일은 없을 거다”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화들짝 놀라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내가 말했다.

“네가 계획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아이가 생겨서 결혼했고, 그렇게 아이를 낳아 어쩌다 부모가 됐으니 아이를 입히고 재우고, 먹이고, 보살피는 게 부모의 당연한 도리이자 의무인데 감사할 게 뭐 있겠어.”

“어머~ 그래도 그건 아니지….” 얼굴까지 벌게지며 말끝을 흐린 친구에게 한마디 해줬다.

“그래. 지지배야!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딨어!”

 

유지미 컨설턴트

유지미 컨설턴트는 <100감사로 행복해진 지미 이야기>의 저자로, 500회가 넘는 감사 강의와 3년간의 삼성중공업 감사나눔 컨설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 및 지자체는 물론 다양한 조직에 감사 문화 정착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어머니와의 갈등 관계 회복을 통한 본인의 사례와 다양한 가정 사례를 기반으로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주제로 활발하게 강연활동 중이다. 강의 문의   010-9687-0923 newjeem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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