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러분이 준비한 설날 - ‘말이 씨가 된다’

덕담이 곧 감사
2018년 여러분이 준비한 설날 - ‘말이 씨가 된다’

2018년 설날에는 세배를 받은 뒤 의례적인 덕담을 건네기보다 힘과 희망을 주는 따듯한 응원 한마디 전해주면 어떨까요?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우리의 설날은 대략 2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잠시 양력설이 등장하면서 공백기가 있었지만, 1989년부터 ‘설날’이라는 이름을 다시 되찾고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이전의 설날 풍경을 잠시 스케치해 보자.

# 설날 풍경 1 =

차례를 지내는 집으로 온 가족이 모여든다. 며느리들은 차례상 준비에 바쁘고, 남성들은 고스톱을 치거나 술을 마시며 정치 이야기를 한다.

설날 세배가 끝나고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덕담을 한다. 건강하고, 돈 잘 벌고, 시집장가 가고, 자식 잘 키우고, 공부 잘 하고, 취업하고 등등. “건강하세요”라고 말하거나 고마움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는 아이들을 위해 윷놀이 한두 판 하고 성묘를 가든 귀가를 하든 뿔뿔이 헤어진다. 뒷담화나 불평불만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 설날 풍경 2 =

차례를 지내는 집으로 온 가족이 모여든다.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네고 나니 딱히 할 말이 없다. 모두의 시선은 거실 중앙에 있는 텔레비전으로 모인다.

단골 설날 특집영화들이 줄지어 쏟아진다. 한탄을 하면서도 다른 데 시선 돌릴 곳이 마땅치 않아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 설날 풍경 3 =

창문을 열면 하얀 눈이 쌓인 산 혹은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조상의 은덕을 약식으로 지내고 즐겁게 여행지를 누빈다. 소수이지만, 모두들 그들을 부러워한다.

 

2017년 설날 풍경을 잠시 스케치해 보자.

# 설날 풍경 1 =

차례를 지내는 집으로 올 수 있는 가족들만 모여든다. 며느리와 아들,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모두 차례상 준비에 올인한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치운다. 설날 세배가 끝나고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덕담을 한다.

건강하고, 돈 잘 벌고, 시집장가 가고, 자식 잘 키우고, 공부 잘 하고, 취업하고 등등. 응답은 짧거나 묵음이고 자리는 냉랭해지면서 곧 파한다.

# 설날 풍경 2 =

차례를 지내는 집으로 올 수 있는 가족들만 모여든다.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네고 나니 딱히 할 말이 없다. 거실 중앙에서 텔레비전은 돌아가지만, 시선은 모두 손바닥에 놓여 있는 스마트폰에 가 있다. 서로가 그러려니 한다.

# 설날 풍경 3 =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이 텔레비전에 나온다. 국내 여행지 숙박업소도 만원이다. 가지 못한 사람들은 기름진 전만 입안에 넣으며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설날은 평소에 고마웠던 마음을 표현하는 날”

언어가 사고를 결정

2016년 SF의 새 장을 열었다는 ‘컨택트’가 국내에 상영되었다. 외계 비행물체 12개가 지구 곳곳에 착륙했고, 이를 몰고 온 외계인들과 지구인들이 소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의 키워드는 언어였다.

“언어는 문명의 시초이다.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고, 싸움이나 분쟁에서 처음 사용된 무기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시키려는 언어학자 주인공이 나중에 쓴 책의 서문에 나오는 문구다.

무슨 말일까? ‘언어결정론’에 대한 언급이다. 영화는 언어결정론에 관한 ‘사피어-워프’의 가설을 인용하는데, 그것은 바로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가설이라고 한 것은 증명 사례가 불충분하고 이것에 대한 반론도 많다는 것이다.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끼치는가, 사고가 언어에 영향을 끼치는가, 여전히 논쟁 중이지만, 그래도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처럼, 긍정의 말을 하면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부정의 말을 하면 부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바라는 말을 하자

감자탕교회로 널리 알려진 조현삼 목사가 쓴 ‘말의 힘’이라는 책이 있다. 한 대목을 보자.

“사람들은 보통 실상을 말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쉽게 풀어 설명하겠다.

자녀가 있다. 부모 된 우리가 자녀를 바라보면 그 자녀의 ‘실상’이 있고 그 자녀에게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 있다.

예를 들어 그 아이의 싹이 노랗다고 하자. 소망이 없다. 커서 무엇이 될지 걱정이다. 이것이 아이의 실상이라고 하자. 이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믿음 없이 하는 말이다. 그저 실상을 말한 것이다.

비록 자녀의 실상이 이렇다 할지라도 그 자녀를 향해 부모 된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 있다. 그것을 말하는 것이 믿음으로 말하는 것이다.

싹이 노란 것은 부모가 바라는 실상이 아니다. 부모는 그 상황에서도 그 자녀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란다. 믿음의 위인이 되기를 바란다. 믿음으로 말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자녀의 ‘실상’을 말하지 않고 부모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을 말하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 조현삼 목사가 이규호 철학자의 책을 읽고 난 뒤의 소감을 들어보자.

“언어철학자들은 그들의 연구를 통해 언어가 어떠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언어의 창조적인 기능 곧 일정한 상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된 말이 삶을 창조하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이것을 현실을 형성하는 ‘말의 힘’이라고했다. 이것을 깨달은 언어철학자들은 언어는 창조적이라고 선언한다.”

조현삼 목사의 말을 빌려 정리해보자.

“놀랍게도 인생의 핸들은 말이다. 말하는 대로 인생은 돌아간다. 오른쪽이라고 말하면 인생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직진이라고 말하면 인생은 앞을 향해 나간다. 사람은 자신이 던진 말을 따라간다. 말을 앞세우고 그 뒤를 따라가는 것이 인생이다.”

 

새로운 덕담을 준비하자

영화 ‘컨택트’와 책 ‘말의 힘’을 언급한 이유는 이렇다. 설날이라는 제도는 엄존하지만, 설날 정신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지 모르는 세상이다.

즉 설날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고, 떨어져 사는 가족들과 친인척들은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2018년 설날에는 어떤 풍경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 보도록 하자. 감사나눔신문에서 가상의 풍경을 그려 보았다.

# 설날 풍경 1 =

여러 일로 바쁜 세상, 시간에 맞추어 가족들을 만난다. 손이 많이 가는 설음식은 시장을 이용한다. 설날 세배가 끝나고 덕담을 건넬 때 감사카드를 활용해본다.

실상을 직시하는 덕담이 아니라 멋진 미래의 모습을 미리 그려준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자유롭게 귀가한다.

# 설날 풍경 2 =

고향집에서 만나지 말고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다. 해외든 국내든 새로운 환경이 새로운 가족애를 만들어 줄 것이다. 즐겁고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다.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끼치고, 언어에 창조적 기능이 있다는 말에 신뢰를 보내면서 감사나눔신문이 설날 덕담을 준비해 보았다. 이것을 참고 삼아 각 가족에게 맞는 덕담으로 무탈하면서도 오래 기억되는 설날을 보내시길 바란다.

2018년에는 멋진 인생이 펼쳐질 거라는 말을 계속 되뇌면서 말이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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