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와 박태준 회장에게 감사를 (3)

1964년 11월 장기영 경제기획원 부총리는 침통한 표정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종합제철소 프로젝트를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보고를 올렸다. 박정희는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12월 4일 제102차 경제장관회의의 주요 안건은 ‘종합제철’이었다. 미국과 서독에 거절당한 한국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로 한다. 그러나 그저 원칙적인 방향의 되풀이에 불과했다.

그 경제회의가 끝난 직후, 박태준은 대한중석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박정희의 새 요청을 받았다. 이때 박정희는 박태준을 대한중석에서 시험해보고 종합제철소를 맡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해외출장을 나갈 기회가 있으면 선진 제철소를 유심히 살펴보라고 박태준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이었다. 제철소 건설을 위한 요란한 발표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 직후, 드디어 그가 ‘박태준과 제철소’의 궁합을 맞춰보는 셈이었다.

‘조국 근대화’를 기획한 박정희에게 비원처럼 남은 종합제철소 건설, 이것을 향한 그의 집념이 더욱 강렬해지는 계기가 찾아온 것은 1964년 12월 11일이었다. 그날 박정희는 서독(독일)에 있었다. 베를린공과대학을 둘러본 다음 지멘스공장, AEC전공장, 독일개발협회를 시찰했다. 그는 지멘스공장에서 철강산업의 실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때 브레마이어 소장이 그의 아픈 데를 찔렀다. “각하, 철강이 없으면 근대화가 불가능합니다.” 고개를 무겁게 끄덕인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은 그저 설비의 가격과 기능이나 물어볼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날 밤에 그는 경제 각료(장기영 부총리, 박충훈 장관)를 숙소로 불러 강하게 지시했다. “돌아가면 제철공장 건설계획을 다시 세워 보고하시오.” 12월 13일 아침, 교포 유학생 초청 조찬회. 이 자리에는 ‘한국 강철산업 발전계획 시안’을 박정희에게 선물한 학자가 있었다. 김재관 박사였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국비로 독일 유학을 나온 사람으로, 뒷날에 귀국하여 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과 한국표준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게 되는 김재관의 손을 잡은 박정희는 “정말 고맙습니다. 돌아가서 꼭 철강회사를 만들 생각입니다. 잘 보겠습니다.”라고 단단히 약속을 걸었다. 간밤에 두 각료에게 지시한 때의 그 자기다짐이기도 했다.

경제개발계획을 구상한 때부터 4년여 동안 종합제철소 건설 문제로 노심초사해온 박정희가 그것을 박태준에 맡겨야겠다는 결심의 한 자락을 희미하게 드러낸 때는 1965년 5월로, 5·16을 만 4년 채우는 즈음이었다. 한국의 베트남 파병 결정에 대한 미국 존슨 대통령의 답례 초청을 받은 박정희가 방미를 앞두고 박태준을 청와대로 불러 독대했다고 앞에서 밝혔는데, 그날 박정희와 박태준은 종합제철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1. 미국과 서독으로부터 상업차관 도입을 거절당해도 다시 철강회사 건설 계획을 세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2. 대한중석을 맡아 그곳에서 제철소 꿈을 계속 꾸고 계셔서 감사합니다.
3. 외국의 선진 제철소를 유심히 보고 다니셔서 감사합니다.
4. 대한민국을 위해 ‘한국 강철산업 발전계획 시안’을 건네주셔서 감사합니다.
5. 철강회사 건설이 박태준에게 맡겨지고 있다는 과정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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