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 감사’를 더 잘하기 위해 ‘매사 감사’ 방법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는 장마리나 돈보스꼬유치원 원장수녀님. 매일, 매주, 매월, 매년 감사로 늘 밝게 웃고 계신다.

 

“사십대 중후반이었을 겁니다. 피곤이 누적되거나 큰 행사를 앞두고 있으면 두통이 심하게 왔습니다. 한 번 시작되면 이삼일이나 지속됩니다. 감사를 알고 난 뒤 두통이 왔던 적이 있습니다. 역시 큰 세미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1만번 감사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침대에서부터 ‘감사합니다’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손끝에 닿는 것마다 무조건 ‘감사합니다’라고 두 시간가량 하니 1만번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도림동성당 돈보스꼬유치원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의 상황감사 이야기입니다.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미해결 과제라는 게 있습니다. 꼭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상합니다. 이를 감사로 해결했습니다. 아침마다 하는 30~40분 묵상에서 이런 감정이 생기면 ‘감동 감사’를 합니다. 감사로 감동을 받은 장면을 의식적으로 떠올립니다. 바로 ‘감사 명상’입니다. 이걸 하고 나면 감정이 바뀝니다.

뇌과학에서는 3분 감사하면 15분 감사의 마음이 지속되고, 15분 감사하면 8시간 간다고 합니다. 3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15분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15분 스트레스 상태에 있으면 역시 8시간 간다고 합니다. 감사 명상은 과학입니다. 저는 경험을 통해 늘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8일 감사나눔신문 김용환 대표, 제갈정웅 이사장, 본 기자가 장마리나 원장수녀님과 만난 자리에서 들은 말입니다.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의 말씀에서 상황감사의 달인, 감사 고수라는 느낌을 혹 받지 않으셨나요?

 

혹 감사유치원?
감사나눔신문이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을 인터뷰한 과정은 이렇습니다. 감사는 반복이고 습관인데, 이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감사나눔신문을 통해 5감사를 알게 되고, 50감사 혹은 100감사를 쓰면서 감사로 달라진 나를 확인하고, 감사 실천이 가져다줄 밝은 미래를 확신하면서도 왜 중단이라는 상황이 발생할까요? 이론으로 푼다면 풀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일상에서 항상 감사를 실천하는 분을 소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초여름 햇볕이 따가운 오후 3시 직전 감사나눔신문 일행은 한강 이남 최초의 본당으로 1936년 설립된 도림동성당에 도착해 돈보스꼬유치원을 서둘러 들어갔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려고 했지만 큰길 안쪽에 있는 성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입구에서 안내를 받아 걸음을 재촉하던 중 세 군데서 잠시 멈추어야 했습니다. 

먼저 1층에서 본 ‘감사미소’ 벽걸이 족자입니다. 주위 풍경을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써 있는 ‘고마워’ 등의 문구들입니다. 마지막으로 2층 벽면 ‘감사나무’ 장식 조각에 붙어 있는 이름표들입니다.(2면사진) 이곳이 성당유치원인지 감사유치원인지 순간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들이었습니다.

 

매사(每事, 每四) 감사
일행을 맞은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은 잠시 당황했습니다. 원장실 탁자 주위에 놓인 의자는 3개인데, 방문객이 3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당에서 가져온 의자에 장 원장수녀님이 앉자 그 뒤 책장에 가득한 감사 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용환 대표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감사를 반복적으로 하는 힘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이 말했습니다.

“저는 ‘매사 감사’를 합니다. 매일, 매주, 매월, 매년 감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매사는 ‘每事’ 즉 매번 하는 감사이기도 하고, ‘每四’, 즉 매사 감사를 네 번에 나누어 하는 감사이기도 합니다. 감사를 좀 더 잘해보고 싶어 제가 만든 조어입니다. 어떻습니까?”

일행은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매일 감사는 아침 혹은 저녁에 쓰는 감사입니다. 요즘은 평균 7개 이상 쓰는 것 같습니다. 매주 감사는 매일 쓴 감사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더 깊게 감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매월 감사는 매주 감사한 것을, 매년 감사는 매월 감사한 것을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들이 변한다

성경보다 감사를 더 가까이
그때 턱밑까지 차오르는 물음이 있었습니다. 원장수녀님이 가까이 해야 할 말씀은 성경일 것이고, 그 말씀을 따를 시간도 부족할 텐데 감사만 끼고 사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1999년부터 부모들을 상대로 ‘얼음장 깨기’ 교육을 했습니다. 부모가 변해야 아이들이 변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고마웠던 것 한 가지 떠올리기’를 했습니다. 감사 이론을 알기 전부터 감사를 실천했던 셈입니다. 그러다가 2007년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을 접했고, 손욱 회장의 ‘나는 당신을 만나 감사합니다’, 전광 목사의 ‘평생 감사’, 감사나눔신문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사 책을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성경보다 감사 쓰기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범사 감사’를 ‘매사 감사’로 해나가면서 하느님의 깊은 사랑을 느꼈습니다. 이 세상에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하느님이 당장 나를 데려가신다 해도 두려움 같은 것은 없습니다.”

또 한 번 감사 고수라고 불러도 부족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영성이 깊은 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는 “일상의 보물을 줍는 것이다”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고통까지도 선물이라고 받아들이고, 감사 방법을 발전시키기 위해 ‘영적 감사’, ‘사목적 감사’, ‘관계적 감사’로 범주화하면서 연구하고,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감사 강의를 하는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의 열정과 실천력, 분명 감사의 높은 영적 경지에 있는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매년 감사를 하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드느냐고요.

“감동의 감동입니다.”

장마리나 원장님의 매사 감사, 그것은 과거, 현재, 미래가 순간에서 항상 작동하는 ‘here and now’의 감사 정신입니다. 반복의 습관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귀감입니다. 감사를 중단한 분들에게 주는 ‘감동의 감동’ 그 자체입니다.

돈보스꼬유치원을 나와 도림동성당의 자랑인 2백년 된 암수 은행나무를 잠시 거닐었습니다. 그러면서 느꼈습니다. 살아 있는 화석인 은행나무처럼 장마리나 원장수녀님이 전해준 감사 감동은 아주 오래오래 영원할 것이라고요!    

김서정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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