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황감사로 긍정성을 올리자
‘아, ----!!!!!’
잠에서 깬 저는 외마디 ‘소리없는’ 비명을 수없이 질러댔습니다. 오른쪽 귀에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져 손가락을 집어넣은 바로 그 순간, ‘뎅이’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리없는 아우성을 질러댄 까닭은 나보다 더 놀랐을 뎅이를 위해서입니다. 뎅이가 놀라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불이 켜져있는 화장실 쪽으로 침착하게 고개를 돌린 다음, 오른쪽 귀 뒤쪽으로 머리카락을 살짝 쓸어넘기며 뎅이가 빛을 따라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잠에서 깬 저의 인기척에 숨죽여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뎅이는 자기 뒤로 밝은 빛이 비춰진 것을 보고 꼼지락거리더니 곧장 방향을 돌려 귀 바깥으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숙소 바닥에 떨어진 뎅이를 자기 고향인 숲속으로 보내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넌 왜 길이 아닌 곳을 갔었니? 너의 길을 가~♡”
광양출장이 끝나도, 바쁜 일정탓에 며칠 후 찾은 동네 이비인후과 의사는 귓속 촬영 후 깜짝 놀랍니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풍뎅이가 고막과 내이도에 상처를 냈습니다. 곤충은 직진밖에 모르는데, 다행히도 화장실의 불빛을 보고 밖으로 나왔네요. 큰일날 뻔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던 피곤함과 마음고생은 ‘며칠만 치료만 받으면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긴장이 풀어지면서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뎅이’라는 애칭은 풍뎅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웹툰만화 ‘풍뎅이 뎅이’에 나오는 애칭입니다. 굳이 애칭으로 기억하는 까닭은 끔찍했던 상황으로 인해 ‘작은 곤충만 봐도 귀가 아픈 것 같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풍뎅이에 대한 감사거리’를 찾아내는 훈련을 통해, 풍뎅이 보다 더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기 위해서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나눔TV 이춘선 편성국장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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