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국립수목원

여행과 감사는 닮았습니다.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좋은 기운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번호부터 작은 가방 하나 메고 홀가분하게 떠나볼만한 각 지역의 느낌 있는 여행지들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국립수목원이 조성된 곳은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이 있는 광릉 숲의 일부지역이다. 광릉 숲은 왕릉이 있는 곳이기에 약 500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그 덕에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수목원 규모가 총 1,118만㎡(약 338만평)에 달하여 제대로 둘러보려면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린다.

국립수목원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구역은 전문전시원, 덩굴식물원, 화목원,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등 15개 전시원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여름이면 한반도 지형을 본떠 만든 수생식물원에는 고고한 수련과 앙증맞은 노랑어리연이 수면 위를 수놓는다. 통발, 마름, 부들, 부레옥잠, 꽃창포 등 50과 240종의 식물들도 수생식물원을 풍요롭게 한다.

국립수목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치유의 전나무 숲길’이다. 오대산에서 5년생 전나무를 가져다 심은 것이 지금은 수령 90년이 넘어 수목원 진입도로에 늘어선 전나무들처럼 하늘을 찌를 듯 높고 우람하게 자랐다. 나무와 가지 사이로 싱그런 빛줄기가 부서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침엽수가 내뿜는 특유의 청량감에 흠뻑 젖노라면 이곳에 왜 ‘치유의 전나무 숲’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벋어나 녹음이 가득한 숲속 부드러운 흙길을 천천히 걷노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알파파를 증가시켜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전나무 숲길 끝에는 광릉 숲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인 육림호의 아름다운 풍경도 있다.
뜨거운 한여름에도 시원함을 드리운 숲에서 번잡한 세상은 내려놓고 쉬엄쉬엄 거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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