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메모, 저녁에 옮겨 적은 1000감사

 

감사병영을 실천하고 있는 육군 2작전사령부의 1000감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일 5감사, 100감사 쓰기는 군부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많은 부대원들이 1000감사를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이는 감사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지휘관들의 리더십과 이에 공감하는 부대원들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본지는 1000감사를 작성한 부대원들의 ‘1000감사 작성 후기’를 5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주)

하루 두 번 적은 감사
어쩌다 보니 벌써 1000감사가 완성되었습니다. 1000이라는 숫자를 쓸 때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막막할 수가 없던 1000이라는 숫자까지 왔습니다. 다들 마찬가지였겠지만 처음엔 그저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등병이기도 했고. ‘뭐든 열심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함보다는 부정으로 가득 찼던 저에게는 조금 어렵기도 했습니다. 감사했던 일을 하나둘 생각하며 글을 쓰다 보니,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하루하루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습니다. 한 번에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며 적기보단 그때그때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수첩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적었습니다. 한 번 더 1000감사 노트에 옮겨 적다 보니 더더욱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다른 전우들에게는 1000감사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조금씩 변화
24살의 나이로 조금 늦게 군대에 입대한 저는 입대한 순간부터 모든 게 스트레스였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를 뒤덮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해오던 노래로 많은 시도를 했지만, 잘 풀리는 일 없이 좌절의 연속이었고, 겁이 많아져 도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며 지내다가 군대에 입대를 하였고, ‘내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어린 나이에 군대에 왔고, 전역 해도 앞길이 창창할 것이라는 부러움도 느꼈습니다. 정신없이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에 오게 되었고, 그래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군악대에 와서 마음이 조금은 놓였습니다. 전우들도 모난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깨끗한 생활관에, 쾌적한 군 생활 모든 게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앞서 말했던 안 좋은 생각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1000감사라는 것을 만났고, 삶에 대한 제 생각은 긍정적으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감사노트가 제 인생을 180도 바꿔놓는다던지 이걸 씀으로써 안 좋은 일 없이 좋은 일만 일어나게 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판단할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길러졌습니다.

민망한 얘기지만, 화장실 문에도 붙어 있듯이 감사에는 종류라는 것도 없고, 그 크기를 비교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작은 일부터 감사해라’라는 말이 와 닿았는데, 꼭 무언가 이득을 취하거나, 좋은 일이 생겨나서 감사하기보다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고 감사한다면, 그 하루, 아니 그 삶은 슬픔보단 행복이 넘치는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서 감사하기보다는, 감사해서 행복한 그런 삶 말입니다.

감사하며 사시는 어머니
글을 쓰다 보니 저희 어머니 생각이 나서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아버지와 이혼을 하시고, 저와 여동생을 혼자서 키우셨습니다. 힘든 일이 참 많았는데, 이제 클 대로 커버린 저는 어머니가 참 대단하신 것 같고 존경스럽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몸에 밴 분이신 것 같습니다. 항상 해오시던 말씀 중에 ‘우리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비록 그런 사람들을 돕진 못하더라도 처해진 상황에 불평불만하기보단 감사하며 살자’가 있습니다. 지금도 술을 한 잔 걸치고 들어오실 때마다 이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처해진 상황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또한 그랬고 말입니다. 우리 부대 포스터에도 있듯이 비비불불 하지 말고 용감미인 대칭하며 살면 당장 떼부자가 되거나 인생이 확 바뀌진 않지만, 적어도 ‘내 인생이 살만하구나,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느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어머니처럼 불평보단 감사가 먼저인 삶을 살 것이며 꼭 효도할 것입니다.

감사 미래가 기대
저뿐만 아니라 1000감사를 작성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면 참 뿌듯합니다. 긴 시간은 아니어도 저녁이면 하루에 한 번 책상을 펴고 감사한 일들을 적어나갑니다. 쓸 내용이 없어서 고심하며 쓰는 것인지, 감사한 일이 너무 많아 추리느라 그런지 몰라도, 참 보기 좋습니다. 1000감사 작성을 끝냈지만 앞으로 2000감사,3000감사 쭉쭉 써 나갈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보니 약 5개월간 1000감사를 작성했습니다. 1000감사가 없었다면 5개월에 1000개는 커녕 평생 살면서 1000개의 감사를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죽기 전까지 제가 얼마나 감사하며 살지 벌써 기대됩니다.

저의 감사가 어디까지 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감사를 작성한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제 삶을 감사하며 살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앞으로도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항상 생각하며 살고 매일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감사노트를 작성할 수 있었음에, 앞으로도 작성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쓴 일병의 이름은 익명으로 합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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