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감사 - 미스터 선샤인(Mr. Sunshine)-격변의 시대

 

대한제국 시대, 스물아홉의 댕기머리가 종로 대로변에 나타났다. 거의 모든 행인들과 상인들이 그녀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인사를 건넨다.

“애기씨, 나오셨습니까?”

애기씨는 고개를 아주 조금만 까딱거리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침묵으로 응답한다. 이 모습은 길을 지나는 내내 변하지 않는다. 애기씨가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애기씨가 거리의 왕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백성처럼 보인다. 요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미스터 선샤인의 한 장면이다.

이 광경에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해낼 수 있을까? 그저 시대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대라는 게 대략 100여 년 전이다. 오랜 역사를 따지고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이다.

다른 상황을 또 하나 보자.

애기씨(김태리 분)는 의병 활동을 하다 죽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 그런지 여성 투사로 나온다. 즉 집안에서 조신하게 있다가 정혼자에게 시집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총 쏘기와 무예를 익히는 과정이 나오고 실제로 현장에서 활동을 펼친다. 그런 애기씨를 훈련시키는 스승이 있다.

애기씨의 훈련 장소는 산이다. 산에서 애기씨는 스승에게 스승님이라는 호칭을 깍듯이 붙인다. 하지만 산 아래 집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스승은 애기씨에게 애기씨라는 호칭을 깍듯이 붙이며 존댓말을 하고, 애기씨는 스승을 하대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좀더 숙고가 필요할 것 같다. 신분상으로는 애기씨가 우위에 있지만, 조직상으로는 애기씨가 아래에 있다.(이들은 의병 활동 조직원들이다.)

대한제국은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중간에 있었다.(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 29일까지다.) 미스터 선샤인은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두 마디로 서술하기 어려운 격변의 시대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본 것은 신분제도였다. 양반과 백성이라는 그 넘기 어려운 신분은 정말 언제 허물어졌을까? 혹 이제는 돈이 이 신분을 나누는 핵심은 아닐까? 그래도 타고난 것만으로 무턱대고 존대와 하대가 이루어지는 시대는 아니다.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미스터 선샤인, 그 점이 고맙다.

타고난 신분이 없다고 하지만 금수저, 흑수저가 엄연히 있는 현재, 무엇에 감사해야 할까? 직접 써보자.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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