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교정 교화의 확실한 선택

육군교도소 감사나눔콘서트(2013년 12월). 감사강의 열기가 지속되려면 늘 감사와 접촉해야 한다. 감사나눔신문이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재범률 0퍼센트?
현재 우리나라 전국 교도소는 구치소 포함 53개, 재소자는 5만여 명, 재입소 비율은 22퍼센트 정도입니다. 재입소 비율 0퍼센트, 즉 범죄 없는 세상은 과연 불가능할까요?

조선시대의 감옥은 전옥서입니다. 이곳에 수감된 죄수들이 많으면 임금이 정치를 잘 못한다는 징표로 여겨 비워 놓는 정책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형벌 제도는 태형, 장형, 도형, 유형, 사형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가급적이면 가두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감옥의 시초는 서대문형무소(당시 경성감옥)입니다.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를 가둘 목적으로 일본이 만든 이 감옥의 목적은 교정교화가 아니라 가두어서 기를 꺾는 것입니다. 즉 형을 살고 나가면 다시는 독립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감시와 처벌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감옥, 형무소를 거쳐 1961년 교도소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 등장했지만, 교정 과정은 여전히 일제 잔재인 강압과 폭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인권 개념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면서 교도소 정책도 많이 수정되었습니다. 그 목표는 바로 재범률 0퍼센트입니다.

 

기억을 바꾸자
식물과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식물은 멈춰 서서 자라야 하고, 사람은 힘이 닿는 데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기본 자유권인 이동권을 박탈하는 곳이 교도소입니다. 닫힌 공간에서 정말 단조로운 일상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런 곳에서 변화는 어려울까요?

지난 8월 12일 국민일보에 실린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의 ‘사람은 기억한다, 고로 사람은 존재한다’라는 글을 보겠습니다.

“영화 ‘본 아이덴티티’를 통해 정체성 형성에 기억이 차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정체성이란 결국 한 사람이 가진 자신에 대한 기억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기억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중에서 제이슨 본은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었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의 범죄 행위를 잊고 싶은 것, 아마 재소자들의 소망일지도 모릅니다. 순간적인 실수이든, 계획적인 범행이든 사건 전후로 벌어진 일들에 대한 기억은 좋을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기억을 잊기는 어렵고 뉘우치고 새롭게 바꾸어 올바른 정체성을 찾는 것, 그것만이 재범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억자아, 경험자아
2016년 9월 6일 경향신문에 실린 김성찬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글을 보겠습니다.

“우리는 미래의 기억을 너무 소중히 여긴 나머지 현재의 경험 그 자체는 소홀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두 자아’ 비유를 동원해 이 점을 지적했다. 두 자아 중 하나는 기억 자아(remembering self)이고, 다른 하나는 경험 자아(experiencing self)다. 

기억 자아는 삶을 반추하며 자신을 평가하는 자아다. 점수를 매기고, 남과 비교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의 이상과 비교하면서 인생을 한 편의 괜찮은 이야깃거리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중략) 경험 자아는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자아다. 인생은 매 순간이 가치 있는 일련의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고, 삶의 가치는 순간들이 갖는 가치의 총합이다. 그렇기에 경험 자아는 더는 행복을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것, 그것은 닫힌 공간을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답답한 현실과 바꿀 수 없을 것 같은 기억과의 싸움일 것입니다. 이 둘에서 변화를 보인다면 그것만큼 좋은 교정 과정은 없을 것입니다.

 

다시 교도소 가지는 않아
8월 31일 중앙일보 본사 대회의실에서는 7명의 교정행정 자문위원들이 재범률을 10퍼센트대로 낮추기 위한 제언들을 내놓았습니다.

“교화를 위한 개별 면담이 어려우면 수용자 수를 줄이자.”(금태섭 / 국회의원)
“미국에서 엄벌주의 때문에 교정행정에 위기가 왔다.”(김대근 / 형사정책연구원)
“교정행정은 담장 밖 시민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유병철 / 대전지방 교정청장)

여기서 유병철 교정청장의 말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교도소의 문제는 국가 전반의 형사사법체계가 함께 변화하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도와 함께 해야 하는 문제가 맞다.”

바로 여기에서 감사나눔신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감사의 힘을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감사 교재, 이를 통해 감사를 항상 접하고 감사 일기 등을 매일 이어갈 수 있다면 긍정적 변화는 크게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5일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은 여주교도소에서 감사강의를 했습니다. 그때 재소자들이 내린 감사정의를 세 개만 보겠습니다.

“△아이스크림=때를 놓치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아깝게 녹아버리듯이, 감사 표현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껴두지 말고 해야 하므로(심○○) / △접견=없으면 안 되지만 평소 그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 / △멘토=나에게 희망을 갖게 해주고 바른길로 인도해주니까(이○○)”

감사 쓰기로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현재의 일상에 충실한 재소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기억을 바꾸면서 자신의 스토리를 다시 쓰는 재소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출소 후 만들어질 그들의 미래, 분명 다시 교도소를 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도소 감사나눔신문 보내기, 우리 사회의 범죄를 줄이는 또 하나의 도전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문의전화:02-786-3003)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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