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첫걸음
“Thank you for using my book as inspiration(내 책에서 영감을 얻어주어 감사합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신경의학을 연구하는 제임스 도티 교수가 트위터에 올렸던 문구입니다. 감사의 대상은 다름 아닌 한국인이었는데, 지난 5월 국내 가수 중 최초로 빌보드 200 메인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BTS의 노래 LOVE YOURSELF 轉 ‘Tear’가 도티 교수의 저서 <INTO THE MAGIC SHOP>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요. 무려 3억5천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위기의 지구촌. 자신을 사랑하고(Love yourself), 타인에게 감사하는(Thank you) 작은 몸짓으로 치유의 첫걸음은 시작됩니다. 

늦어도 괜찮아
여주교도소 감사특강 전날 있었던 일입니다. 김해수 인성교육 담당교도관이 안내 문자를 보내왔는데, 이런 문구가 첨부돼 있었지요. “늦어도 괜찮으니 안전운전 하세요.” 작은 배려의 표현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자를 보낼 생각을 하셨나요?” 다음날 질문을 던지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업무로 시작했는데, 감사교육을 담당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생각과 말투가 바뀌었습니다.” 그러자 가정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고, 얼굴 표정이 더 부드러워졌다는 말도 자주 듣는답니다. 여주교도소 감사교육에 참여한 수용자 대다수가 감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감사일기 쓰기가 재범률 감소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대한 감사
“하늘은 나에게 영웅의 면모를 주지 않으셨다/ 그만한 키와 그만한 외모처럼/ 그만한 겸손을 지니고 살으라고.” 책상 앞에 붙여 놓은 박노해 시 ‘삶에 대한 감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놀랍게도 이 시는 내 인생의 절정에 만났던 절망과 그래서 만났던 새로운 희망도 노래하고 있었지요. “하늘은 나에게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내 작은 성취마저 허물어 버리셨다/ 낡은 것을 버리고 나날이 새로워지라고.” 모든 것을 잃었기에 그래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하늘은 나에게 사람들이 탐낼만한/ 그 어떤 것도 주지 않으셨지만/ 그 모든 씨앗이 담긴 삶을 다 주셨으니/ 무력한 사랑 하나 내게 주신/ 내 삶에 대한 감사를 바칩니다.”
 

감사력
감사를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면 4가지 성향에 주목하세요. 한 가지 대상이나 상황에서 ①보다 자주 감사를 느끼는 빈도(Frequency)입니다. 출근길 눈부신 하늘에, 버스를 놓치지 않은 것에, 반갑게 인사해준 동료에게 감사하세요. ②여러 가지 감사를 느끼는 밀도(Density)입니다. 맛있는 밥에게, 밥을 지어준 아내에게, 쌀을 만들어준 농부에게 감사하세요. ③구체적으로 감사를 느끼는 강도(Intensity)입니다. 어머니가 ‘낳아주신 것’을 넘어 ‘심한 입덧과 오랜 산통을 이겨내 주신 것’까지 떠올려 보세요. ④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감사를 느끼는 범위(Span)입니다. 감사의 빈도, 밀도, 강도를 높이고 범위를 넓혀서 감사력(感謝力)을 키워보세요.

감사가 명상을 만나면
명상 전도사로 변신한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미고사 명상’을 합니다. 미고사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뜻합니다. “명상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메이저리그에서 상당히 힘든 적이 있었다. 너무 힘들어 극단적 생각도 했다. 내 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찬호는 혹사당해 아픈 자신의 몸에게 속으로 ‘미안해’라고 말하고 복식 호흡을 했습니다. “그러자 고생한 내 몸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고마워’라며 복식 호흡을 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에 내 몸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랑해’라고 말하고 복식 호흡을 했습니다. ‘고마워’가 명상과 만나는 순간 ‘미안해’가 ‘사랑해’로 바뀝니다.

혼밥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주연 배우인 마츠시게 유카타는 야쿠자 같은 악역이나 단역만 주로 맡았던 무명 배우였습니다. 189cm의 큰 키, 비쩍 마른 몸매, 날카로운 눈매가 단점으로 작용해 먼저 제작된 먹방 드라마 ‘심야식당’에도 야쿠자 역으로 출연했지요. 그런데 여기서 비엔나소시지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고독한 미식가’ 제작진의 눈길을 끌면서 주연으로 발탁되었습니다. 드라마 3분의 2가 혼자 음식 먹는 장면인 ‘고독한 미식가’에선 첫 한 입을 먹을 때의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이를 위해 마츠시게는 공복 상태로 촬영에 임한다고 합니다. 한 끼를 먹어도 정말 맛있게 먹으면 외로운 혼밥도 고고한 혼(魂)밥이 됩니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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