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삼성중공업에 감사나눔이 도입된 뒤부터 감사를 접했습니다. 고향이 경북 안동이라 감사와 고마움의 표현이 무척이나 어려웠기에 의무적으로 5감사를 쓰면서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감사교육이 소나기처럼 지나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2016년 고3인 큰딸 진주가 우울증을 앓으면서 가족들 정신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제게 시련이 온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였지만, 딸을 위해 백방으로 치료를 하러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배운 상황감사를 해나갔습니다.

경상대병원에 1주일 입원했을 때였습니다. 당시 보호자를 해야 해서 회사를 1주일이나 비워야 했습니다. 집이 아닌 병원에서 1주일을 보내야 한다는 편치 않은 현실에 비관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이틀 보내면서 불안한 진주 때문에 잠을 설쳐야만 하였고, 평소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은 관계라 짜증 섞인 말이나 행동을 받아줘야만 한다는 게 무척이나 어려웠습니다.

3일째가 되자 조금 가까워진 아빠에게 진주는 힘들었던 과거를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예뻐 보였습니다. 아프지만 약을 먹고 잠든 진주의 모습에 어릴 적 더 많은 사랑과 감사를 주지 못한 아빠로서의 자리가 많이 부끄러웠고, 이렇게 진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해주려고 진주가 아픈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을 진주와 함께 병동생활을 하였고, 진주는 3일을 더 입원하고 집으로 퇴원을 했습니다. 아파서 가족을 힘들게 하고 본인도 힘들어하는 병을 가지고 있지만, 매일매일 하는 행동들에서 짜증을 내기보다는 그 행동으로 인해 발생되게 될 감사거리를 찾았습니다. 심해져만 가던 우울증 증상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2017년 진주는 아들과 함께 대전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 사회복지학과 과대표까지 맡아가며 열심히 사는 멋진 딸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가족 카톡방에서 아침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고, 투정도 부리고, 짜증도 내기도 하고, 하루일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글들에 반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가족으로서 하루 일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좋은 일이라면 같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감사 함께 하시죠.

 

삼성중공업 강성복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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