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황감사로 긍정성을 올리자

 

“은혜야, 20만원만 빌려줄래?”
“네, 할머니.”
깨끗한 흰 봉투에 빳빳한 만원 짜리 20장을 넣고 즐거운 마음으로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그 날은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매년 이맘때면 일년의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봉투에 담아 제단에 올려드렸습니다.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신 할머니께서   “은혜야. 빌려줘서 고맙다”며 제게 2만원을 주셨습니다.
“할머니! 2만원이 아니라, 20만원을 빌려가셨어요.”
“아니야. 2만원이야.”
저는 20만원을 드렸는데 끝까지 ‘2만원을 빌렸다’고 우기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할머니, 정말 20만원을 드렸다니까요!!!”
“아니야, 2만원이야!!!”
‘억울한 마음이 드셨는지’ 점점 할머니는 화를 내기 시작하셨습니다. 
‘작은 돈도 아닌데…. 저렇게 우기기만 하시네.’
“엄마, 할머니께서 제가 드린 20만원을 2만원이라고 우기세요.”
살얼음 딛듯 집안 분위기는 갑자기 냉랭해졌습니다. 문득, 며칠전 아버지에게서 온 문자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치매가 점점 심해져 할머니를 모실 수 없을 것 같다. 함께 대책을 세워봐야 할 것 같다”라는 가족회의 소집 내용이었습니다. 치매증세가 점점 심해지신 할머니를 뵈니 무심했던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건강하셨던 할머니의 예전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졌지만, 부드럽게 할머니 손을 잡고 말씀드렸습니다. 
“네. 할머니 말씀이 맞습니다.”
금세 할머니는 ‘거봐, 그렇지~’라며 기분이 좋아져 함박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아버지. 할머니는 우리가족에게 찾아온 선물이예요. 힘들더라도 끝까지 모셔요.”
만장일치로 가족회의를 끝낸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은혜야. 고맙다.”

 


박은혜(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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