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당의 건강칼럼

 

도가(道家)에서 두 손을 모아 합치는 행위를 합십(合十)이라 합니다. 굳이 도가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어려움에 처하면 저도 모르게 양손을 합칩니다. 기도할 때도 수행할 때도, 마음의 감사를 전할 때도 강자에게 용서를 구할 때도 역시 두 손을 모읍니다. 단순히 겸손하게 보이려는 이유에서일까요? 

방편을 넘어 본능에 담긴 행위는 사람속에 본래 이와 같이 합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두 손이 저도 모르게 합쳐지는 걸까요? 합쳐지면 그 전과 무엇이 다른 걸까요? 왼손이 오른손을 향해 기운것도 오른손이 왼손으로 다가간 것도 아닌 딱 정중앙에서 모아지곤 합니다. 합쳐진 지점엔 두 손도, 다섯 손가락도, 두 손과 다섯 손가락을 합한 열도 아닌 하나가 탄생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공평하게 두 손과 다섯 손가락이 있습니다. 손가락을 모두 더하면 열입니다. 그러고 보니 합십은 자연수의 완성 십(十)을 상징합니다. 두 손을 모으고 다섯 손가락을 합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 우주의 모습을 구현합니다. 팔은 둘입니다. 팔이 둘인 것은 천지가 음양으로 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단에 손이 있어 움켜쥘 수 있습니다. 무엇을 움켜 쥘까요? 공간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혀 원을 짓는데 음양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음을 설명합니다. 

기왕에 다리도 살펴봅시다. 시계가 두 개의 자침으로 운행하는 것은 사람이 두 개의 다리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움직임은 시간의 결과물입니다. 땅을 딛고 있는 다리는 앞으로만 굽히고 내딛을 수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点)에서 저 점(点)까지 어떤 존재가 옮겨졌다면 동시에 움직인 것은 시간과 공간입니다. 그러니 팔은 휘젓게 되고 다리는 앞으로 굴신운동을 하게 됩니다. 한 몸에 팔과 다리가 동시에 갖추게 된 것은 시공(時空)이 분리되지 않은 사슬형 구조와 같기 때문입니다. 공간을 움켜쥐기에 팔은 몸체의 위에 있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리는 아래에 자리한 것입니다. 

다섯 손가락은 오행을 상징합니다. 오체(五體)나 오상(五常)이 아니라 오행(五行)인 것은 공간이 시간과 엮여있어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행(行-ing) 입니다. 두 손바닥을 합쳐 하나로 만들면 음양이 하나로, 열이 하나로 통일되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이것이 바로 음양으로 분리되기 이전의 완벽한 에너지원 무극우주(無極宇宙)의 모습입니다. 

음양은 운동이요 오행은 과정입니다, 운동과 과정이 하나로 통일된 마당은 우주적 완성이요 조화입니다. 그러니 우주의 분신으로서 사람은 저마다 이상적 완성을 향해 두 손을 모으게 됩니다. 합쳐진 손바닥을 부비면 열이 생겨납니다. 음양이 부비니 열이 발생하고 오행이 오르내리니 자연 기전력(起電力)이 생깁니다. 이 열과 기전력은 생명본유에 담긴 에너지로 조화와 균형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금 더 연습을 하면 사람에 따라 느끼는 열감이 크게 다르고 양 손바닥 사이에 기감(氣感)의 차이 또한 두드러집니다. 열심히 부비다 손바닥 사이를 조금 벌려보면 마치 자석에 휘감기듯 인장력(引張力)이 있습니다. 기감은 열로 느껴지기도 빛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때 발생한 에너지로 기혈을 소통시키는 것이 기공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수행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합십인 이유는 조화와 균형을 지향하는 본능에서입니다. 두 손을 모으면 사람은 저도 모르게 겸손해집니다. 호흡이 가다듬어지고 마음이 단순화됩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은 연후에야 비로서 에너지를 모을 수 있습니다. 이 에너지는 누구나 갖추고 있습니다. 사람이 소우주이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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