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새해가 되면서 금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국가에서 흡연자에 대해서 폐 CT 촬영을 검진으로 적용하면서 검사하러 왔다가 결과를 듣고서는 금연클리닉까지 하고 가는 환자분도 많다. 대부분 직접 흡연이지만 주변에 간접 흡연을 일으키기 때문에 나와 주변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금연은 꼭 필요하다. 그런데 3차 흡연도 있다. 보통 담배를 태울 때 태우는 사람이 1차 흡연을 하게 되고, 곁에 있는 사람은 2차 즉, 간접흡연이라고 하는데, 현재 담배 태우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태운 담배연기가 주변의 벽이나 의류, 카펫, 소파, 벽지 표면이나 장난감 등에 달라붙은 뒤에 빠져나와 다시 인체에 노출이 될 때 3차 흡연이라고 한다.

보통 흡연 시 주변 공기 중의 80% 정도는 담배가 타면서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Sidestream smoke)이며, 나머지 20% 정도가 흡연자가 흡입한 뒤 내뿜는 주류연(Mainstream smoke)이다. 따라서, 간접흡연을 하는 사람은 주류연과 부류연이 혼합된 연기, 그 중에서도 발암물질과 유해 화학물질이 더 높은 농도로 포함된 주로 부류연에 노출될 수 있다. 그 외에 주변의 벽이나 의류, 카펫, 소파, 벽지 등에도 붙어서 남아 있을 수 있는데, 그와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주변에 흡연의 산물이 지속적으로 쌓여있다가 그 공간에 다시 들어가면 다시 오염물질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3차 흡연이라는 표현을 써서 정의한다.

보통 흡연하는 장소에 동시에 있지 않는다면 흡연의 위험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실내에서 흡연을 했을 때 니코틴과 타르 등은 끈적거려서 표면에 잘 붙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50종이 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경우 흡연이 끝난 후 18시간까지도 잔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펫이나 커튼 등에는 더 잘 붙는데, 실내 먼지에 흡착된 니코틴의 경우 21일이 지난 후에도 처음 노출된 양의 40%가 남아 있었다. 흡연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실내장소에서 표면에 흡착된 니코틴의 양은 담배 한 개비를 태웠을 때 보다 더 많을 수 있다. 보통은 흡연자의 폐, 몸, 머리카락, 옷 등에 유해물질이 남아 있는데, 니코틴이나 타르 등의 성분이 주로 남아 있다. 누군가가 흡연을 했다면, 호흡을 통해서 흡연 후 14분까지도 유해물질을 지속적으로 배출한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흡착이 잘되는 만큼 환기를 통해서 제대로 제거가 되지 않을 수 있고 특히 겨울철에는 보온 때문에 환기를 잘하지 않는데 더욱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실내 혹은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시트나 운전대, 차 지붕 등 여러 부위에 붙는데, 보통 먼지와 같이 존재하기도 한다. 주로 직물이나 페인트가 칠해진 부분에 남기 쉽다. 니코틴은 실내 환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카페트나 페인트가 칠해진 벽에 잘 달라붙으며 그 흡착률은 철 표면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류연 보다도 부류연 성분이 많이 남아 있게 되는데, 주류연은 필터를 통과하면서 일부 화학 물질과 타르가 걸러지지만 부류연은 필터를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주류연보다 타르(3.5배), 니코틴(3배), 일산화탄소(5배) 및 발암물질의 함유량이 많다. 문제는 실내표면에 흡착된 니코틴이 공기 중의 아질산과 반응하여 발암성이 높은 나이트로소아민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3차 흡연이 위험한 이유는 노출되는 양도 문제지만, 3차 흡연이 제대로 인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안에서 매일 태우는 담배개비의 수와 먼지내의 니코틴 농도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도가 낮춰지지만, 장기간 노출 시에는 위험할 수 있다. 쥐실험에서는 비알콜성지방간, 폐의 염증반응을 통한 콜라겐 물질의 생성 등이 나타나 결국 간경변이나 간암 혹은 폐기종 등을 일으켰다. 직접 흡연의 경우 직접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만, 3차 흡연의 경우 노출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므로 한참 후에 건강이 좋지 않아져서 아는 경우가 많고 그 원인을 정확히 모를 수도 있게 된다. 아이의 경우 호흡기 질환이나 과잉행동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달팽이관이나 내이에 문제를 일으켜 청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보통 염증 반응 인자도 늘어나므로 동맥경화를 유발하거나 상처 치유의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

아직 3차 흡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을 해야겠다면, 가급적 담배는 집에 오기 전에 태우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 집으로 오되 집에 와서는 손이나 얼굴 등에 뭍어 있을 담배 성분들을 물로 씻고, 옷은 바로 갈아입어 가능하면 아이에게 노출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간접 혹은 3차 흡연 효과를 일으키는 담배를 이제 끊어보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잡아보자. 

김양현 교수(가정의학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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