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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 양성의 열쇠 … 새로운 ‘마음의 습속’100년 기업을 꿈꾸는  포스코 ‘기업시민’의 길 ②
  • 이춘선 기자
  • 승인 2020.03.25 14:43
  • 호수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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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인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포스코가 기업시민이 되는 일은 포스코 구성원으로부터 명실상부한 시민이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업이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CEO나 임직원 모두가 진정한 시민의식과 시민정신으로 무장할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기업시민을 구체적으로 창조, 학습, 조직, 운영, 전파하는 동력은 궁극적으로 해당 기업의 구성원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포스코 구성원들이 먼저 시민의 모범으로 거듭난 다음, 그와 같은 시민의 품격과 역량이 비즈니스 파트너, 이해관계자, 지역주민 그리고 사회 전체로 파급될 때 기업시민 개념은 마침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시민의 자격은 한편으로는 선언적이고 법률적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출생과 더불어 시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의 또 다른 자격들은 후천적으로 획득된다. 개체로서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도 그렇지만 특히 시민으로서의 태도와 마음은 오랜 노력과 진화의 산물이다. 진정한 의미의 시민이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가는 것이다. 근대사회의 시민이 과거 백성이나 신민, 부족, 민족, 국민과 개념적으로 다른 까닭은 시민에게는 시민 특유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사회학’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사람의 마음에서 찾는 학문 분야다. ‘마음의 사회학’은 구조 못지않게 인간이 변수이고, 이성 못지않게 감정이 관건이라는 생각에 “마음의 사회학’이 성립되는 근거는 두 가지 측면에서다. 하나는 마음이 사회적으로 소유된다는 점인데, 마음이란 개인의 소유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공유된다는 의미에서다. 다른 하나는 마음의 역사성으로서, 일시적인 감정과 달리 마음은 장기간에 걸친 습속이라는 의미에서다.

그렇다면 마음의 습속(習俗. 습관이 된 풍속)은 바뀌거나 바뀔 수 있는 것인가? ‘마음의 사회학’이 볼 때는 그렇다. 사람의 마음은 타고난 천성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산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마음의 습속은 서로 다르다. 예컨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충성스러운 국민의 마음을 가진 것은 아니다. 또한 애초에 성실한 노동자의 마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근대국가 및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그렇게 만들어졌거나, 싫든 좋든 그렇게 선택했을 뿐이다.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사회화secialization 의 결과인 것이다. 새로운 사회체제는 그것에 걸맞는 사람의 몸, 사람의 마음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지, 결코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항시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이 대전환을 경험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불과 수 십년 전만 해도 대다수 한국인들은 국민으로서의 확고한 애국심 없이,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뚜렷한 자의식 없이 살아왔다. 우리나라에서 국민으로서의 자부성이 싹트고 노동자로서의 자궁심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 국가주도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이 무렵부터 한국 사람들은 국가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고 근로자로서의 역할에 나름 의미를 느끼게 되었다. 많은 한국인들은 고도성장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충성스러운 국민의 마음,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 헌신하는 근로자의 마음으로 재무장하게 된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이와 같은 근대적 의미의 ‘인간축적’이 일어난 대표적인 현장이 아마도 포스코일 것이다. 포스코는 출범 자체가 국영기업이었다. 당시 포스코의 경영이념 또한 ‘제철보국’이었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먼저 애국하는 모범 국민이 되었고, 애사하는 모범 노동자가 되었다. 한마디로 산업전사의 마음이었다. 포스코 구성원은 민족을 위해 일을 하고, 나라를 위해 일을 하며, 회사를 위해 일을 하고, 일을 위해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포스코 구성원의 전통적 마음의 습속이 기업시민 시대를 맞이하여 결코 불변으로 남을 수는 없다.

시대정신이 달라지고 기업목표가 바뀌면 구성원들이 가진 마음의 습속 또한 당연히 선제적으로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도시를 만들었고, 대학을 만들었다. 이제 시민양성의 길만이 남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시민양성이 답이다.

이춘선 기자  3-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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