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의 건강칼럼

 

호스피스란,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에게 통증을 비롯한 제반 증상들을 조절하여 편안하고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 및 봉사활동 등을 비롯한 사람을 지칭한다. 이전에는 질병을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졌었다. 그래서 암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노벨상이 주어지고 예방 백신에 열광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고 결국 암을 비롯한 질병이 완치가 아닌 함께 짊어지고 나가는 만성질환과 같은 인생의 ‘동반자’와 같이 되면서 어떻게 함께 가야하며 말기에 이르러서는 죽음까지 어떻게 준비해야 좋은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고 심지어는 사람들이 짐처럼 장사되는 것도 관찰되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코로나와 같은 급성 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죽음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비할 수 없지만, 암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AIDS, 만성 간경변의 경우에는 질병이 서서히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결국 말기라는 과정이 존재하게 되고 이때는 싫어도 죽음을 대비해야 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이 상태에서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주로 증상 완화에 집중하게 된다. 통증이나 부종, 변비, 불면, 우울 증상 등을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지지치료, 경제적 지원 연결, 사회적 자원 연계, 영적 지지를 비롯하여 원예 치료 및 이발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자를 비롯한 보호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바로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같이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이다. 죽음이라는 과정은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미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자를 비롯한 보호자도 회복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은 바로 통증이다. 대부분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게 되고, 먹는 약부터 주사제, 피부에 붙이는 패치제까지 다양하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 지나치면 호흡저하나 구토, 변비 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변비약을 같이 주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식사를 잘 하지 못해 영양제를 투여할 수 있지만, 수액이 너무 많이 들어가도 통증이 악화될 수 있어 제한적으로 수액을 투여하게 된다. 환자들의 경우 섬망이나 불면증을 비롯한 여러 정신 증상이 발생하는데 보호자들도 우울증과 불면증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주치의를 비롯하여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에게 얘기하면 필요한 약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좋다. 호스피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보호자들도 힘을 얻고 또 치료비용에 대한 부담도 사회사업팀을 통해서 도움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영적인 도움도 목사님이나 신부님, 스님을 통해서 받을 수 있다.

 

우리 병원은 총 세 곳인데 그중 한 곳은 입원형과 가정형 호스피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저자가 있는 곳에서는 자문형 호스피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와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그리고 사회사업팀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운영한다. 말기에 이른 많은 환자분들이 겪고 있는 여러 고통과 불편 들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그리고 보호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문형이라는 말이 낯설 수 있는데, 이 자문형 호스피스란, 환자가 원래의 과에 입원한 상태에서 자문형 호스피스 팀에서 제공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주치의나 담당 교수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자문형 호스피스를 신청하면 된다. 환자는 그 과에 있으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게다가 나라에서 이러한 비용이 지원이 되고 특히 임종실 사용 시 1인실 사용비용 등에 있어 제한적이나마 혜택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면서 어떻게 호스피스 서비스가 진행이 되었는지, 환자분들은 상태가 어떤지, 다른 병원으로 회송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돌아가신 분들은 어디로 장례를 하러 가셨는지 확인한다. 우리 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은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기도 한다.

 

말기에 이른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분들도 많다.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드라마다. 돌아가시는 그 순간 그래도 가족들이 지켜보고 슬퍼하고 축복한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그 사람을 기억해 준다면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가끔 환자들을 찾아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더 우울하고 힘든 환자들을 찾아가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고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에서 이러한 일에 더 집중하고 지원을 해준다면, 더 많은 이들이 죽음을 편안히 그리고 더 축복 속에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과 사회적 인식 변화와 나라의 지원 및 문화적 토대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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