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일감록(日感錄)

 

왜 사람들은 일기 쓰기를 힘들어 할까요? 정신과 의사 문요한 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잘못한 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기장이 반성문이 되고, 누구나 당연히 쓰기 싫어진다.” 영조 때부터 순종 때까지 조선 후기 국왕의 일기였던 ‘일성록(日省錄)’은 ‘논어’에 나오는, “나는 날마다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에 대해 반성한다”는 증자의 어록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반성에 초점을 맞춘 ‘일성록’ 쓰기는 국왕 자신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정조 때부터 일성록의 작성 주체가 ‘국왕 개인’에서 ‘규장각 관원’으로 바뀌었지요. 임금님도 쓰기 싫어했던 반성일기 ‘일성록’이 아니라 하루 중 고마웠던 것에 초점을 맞추는 감사일기 ‘일감록(日感錄)’을 쓰세요.

 

종이에 적은 약속

 

제가 사회를 맡고 있는 한 포럼에서 최종택 한국강사협회 회장을 연사로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25년 전 친구와의 약속’에서 찾았습니다. 1975년 고등학교 1학기를 끝으로 중퇴하고 밀양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날, 그는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각자 이루고 싶은 꿈을 나눴습니다.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학자, 군인, 사업가가 되겠다고 적은 쪽지까지 교환했습니다. 그들은 청운의 꿈을 잊지 말자며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25년 후 밀양 영남루 팔각정에서 만나자.” 그런데 놀랍게도 2000년 다시 만났을 때 세 사람이 쪽지에 적은 꿈은 모두 이뤄져 있었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막연히 생각만 하지 말고 종이에 적어보세요. ‘적기’는 ‘기적’의 출발점입니다.

 

마지막 부탁

 

주인이 자유를 얻은 두 하인에게 말했습니다. “마지막 부탁을 하겠네. 이 짚으로 튼튼한 새끼를 꼬아주게. 가늘고 길수록 좋겠네.” 주인이 들어가자 한 하인이 말했습니다. “마지막 날 밤까지 부려 먹다니, 정말 악질이다.” 다른 하인은 열심히 새끼를 꼬면서 말했습니다. “자유를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신 분일세. 마지막 부탁이니 잘해 드리세.” 다음 날 아침 주인은 떠나려는 두 하인에게 말했습니다. “열심히 일해주어 선물을 마련했네. 어젯밤에 꼰 새끼를 가져와 여기 있는 엽전을 꿰어 맘껏 가져가게.” 밤새 착실히 새끼를 꼰 하인은 많은 엽전을 가져갔지만, 불평만 늘어놓은 하인은 새끼가 굵어 엽전을 한 푼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간절히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인, 오늘 아침이 밝았습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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