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학급 친구 모두에게 감사편지를 써온 김민주 학생

 

학급임원을 마치는 학기말이 되면 학급친구 모두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학생이 있다. 감사편지를 학급친구 모두에게 쓴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써왔다는 것은 더욱 보기 드문 일이다. 경기여고 3학년 김민주 학생 이야기다.

“학급친구에게 감사편지를 쓰게 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 학생은 “감사한 것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잖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친구들이 저를 학급임원으로 뽑아주고, 학급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예요. 제가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편지를 쓰는 것이었어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사를 전하는 일이 늘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학급임원을 마치던 학기말이 되어 언제나 그랬듯이 학급친구 모두에게 감사편지를 써서 전했다. 그런데 감사편지를 받은 몇몇 남학생들은 감사편지로 비행기를 접어 날리고, 공처럼 구겨서 던지며 놀고 있었다. 한 학기 동안 급우들과 함께하며 감사했던 일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꼭꼭 눌러 적었던 정성이 교실바닥에 버려져 나뒹굴고 있는 듯 했다. 그 상처에 한동안 친구들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감사는 상대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도 학급임원을 마치면 감사편지를 썼다. 감사편지를 받은 친구의 어머님들은 민주 학생의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칭찬하거나 대신 감사를 전해 달라 부탁했다. 어머님들은 민주 학생이 써준 감사편지를 받고 딸은 물론이거니와 엄마인 자기 자신까지 뭉클한 감사를 느꼈다고 했다. 살면서 이런 감동은 처음 느껴본다는 분도 계셨단다.

이에 대해 민주 학생은 “친구들이나 친구의 어머님들은 제가 쓴 감사편지를 대단한 일인 듯 말씀하시지만, 감사는 감사하기 때문에 당연히 하는 것일 뿐이에요” 라며 멋쩍게 웃었다.          

 

 

김덕호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