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1000통의 감사편지
어머니의 생을 크게 구분해 보니
전반부 30여 년은 하의도와 목포에서,
후반부 30여 년은 서울에서,
그리고
그 중간의 18년을 흑산도에서 보내셨다.
전반부 인생은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고,
그 이후는
오로지 나 하나만을 위해 희생하신
기나긴 시간이었다.
흑산도 생활은 온 몸을 혹사하는 육체노동이었고,
서울 생활의 대부분도
오로지 아들을 위한 의지 하나로
버텨 내셨다.
자신의 인생은
돌볼 엄두도 내지 못하셨다.
어머니에 대한 1감사
어머니 팔짱을 끼고 걸어 본 기억이 없다
어릴 때부터 워낙 무섭게 훈육을 받아서인지 큰 사랑을 느끼면서도 무섭고 어려워서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어머니에게는 죄송했지만 그런 느낌이 싫지 않았다.
어머니와의 적당한 거리감이 어쩌면 당신을 더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감히 대들 엄두를 못 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인생 대부분은 나로 꽉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 존재의 이유였다
그런 집념이 그 무수한 시련의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으리라
그런 시간들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철없는 아들이었다.
그래도 그 사랑이 손주에게 넘어갈 즈음부터는 당신 스스로에게도 많이 너그러워 진 것에 감사하다
어머니의 80년 인생을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이제야 깨달음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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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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