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용환 대표. / 사진=이춘선 기자
故 김용환 대표. / 사진=이춘선 기자

아버지라는 혈연의 끈이

감사운동을 지치지 않게 해나가게 했고,

교회 장로라는 소명이

긍정적 사고를 전파하게 했고,

감사나눔신문 대표라는 직책이

단 한 명이라도 감사를 알게끔 해야 한다는 열정을

24시간 내내 가동시켰다.

그렇게 지금이 가장 비싼 금이라고 여기며

몰입해 사시다 우리 곁을 떠났다

 

무모한 듯한 도전이 만든 아름다운 삶

1959년에 태어나 2023년에 고인이 된 김용환 님은 두 아이의 아버지였고, 교회 장로였고, 감사나눔신문 대표였다. 64년 짧은 인생, 한순간도 허투루 살지 않았던 그의 삶을 가늠해볼 수 있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가 될 것 같다. 지난 7월 13일 저녁 입관예배에서 최영웅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13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김용환 장로가 저에게 ‘목사님, 감사나눔신문을 시작했습니다. 기도해주세요’ 했을 때, 저는 ‘예’라고 대답은 했지만, ‘정말 이 일이 가능할까?’ 생각했습니다. 이 분, 돈키호테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 장로님은 세 가지 무기를 가지고 선한 사업을 만들고 추진하고 앞에서 이끌었습니다. 그 세 가지는 무모할 정도의 긍정적인 사고, 열정, 그리고 감사입니다.”

‘무모할 정도의 긍정적인 사고, 열정, 그리고 감사.’ 여러 각도로 고인의 삶을 조명해 보려고 해도 이 세 가지 키워드만큼 강렬한 단어는 없는 것 같다. 아버지라는 혈연의 끈이 감사운동을 지치지 않게 해나가게 했고, 교회 장로라는 소명이 긍정적 사고를 전파하게 했고, 감사나눔신문 대표라는 직책이 단 한 명이라도 감사를 알게끔 해야 한다는 열정을 24시간 내내 가동시켰다.

선택의 여지없이 다가온 감사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김용환 대표는 학원 강사 등 여러 직업을 거쳐 2007년 전국 주요 시민운동 단체들이 만들었던 시민의 신문에 몸담게 된다. 신문사 일을 처음 접한 그는 강단 있는 추진력으로 세력 확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는데, 신문사 내부에 문제가 생겨 폐간이라는 절망을 보게 된다.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그는 시민의 신문에서 병행했던 버츄프로젝트 일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버츄카드에 써 있는 52가지 미덕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사명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52가지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그게 ‘감사’ 미덕이었다.

감사 전파에 온 힘을 쏟던 2009년, 관계를 맺고 있던 입법정치 전문지를 표방한 여의도 통신이 폐간되는 걸 보고 큰 결단을 내렸다. 온라인에 주력했던 감사운동을 오프라인에서 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그래서 몇몇 분과 뜻을 모아 2010년 1월 감사나눔신문을 창간하면서 대표를 맡았고, 퇴보하고 있는 종이신문 시장에서 격주 16면으로 339호까지 발행하였다.

모든 종이신문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대 흐름에서 13년 동안 단 한 번도 결호를 내지 않은 건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거기에는 어떻게든 감사를 나누는 신문을 지켜야 한다는 김용환 대표의 가족사가 있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사나눔신문 발행을 멈출 수 없었던 건 2005년 고인이 된 그의 아들 이삭이 때문이었다.

“1992년 추운 겨울, 우리 가정에 하나님의 선물인 이삭이가 태어났다. 태어나면서부터 고통스럽게 울기에 정밀진단을 받아보니 오른쪽 뇌신경세포가 죽어 있는 ‘중증뇌성마비’로 진단결과가 나왔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다. 나, 아버지, 어머니, 아내, 이렇게 네 사람은 업고, 안고, 재우며 막내아들을 돌봐야 했다.”

바로 그때 김용환 대표 집에 심방을 간 문홍대 담임목사와 안남웅 목사가 “이삭이가 축복의 통로입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감사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기도하십시오”라고 권면해 주었다.

이제 달리 선택이 없었다. 김용환 대표는 범사 감사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자나 깨나 ‘감사합니다’를 말하고 썼다. 거기서 그의 삶은 변해갔다. 절대 긍정의 삶으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절대 긍정

감사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 김용환 대표는 이 내용을 담고 있는 감사나눔신문이 대한민국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것도 확신하고 있었다.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그의 한결같은 뚝심이 불투명했던 감사나눔신문의 미래에 장밋빛 레드카펫을 깔아놓았다. 개인들이 하고 있던 감사가 감사나눔신문으로 모였고, 이곳이 또 감사기지가 되어 감사운동을 조직적으로 해나갈 수 있었다.

그 사례로 2014년 첫 호 1면 기사를 보자.

“포항제철소 외주파트너사로 롤정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롤앤롤(사장 안경수) 270명 임직원 전원이 ‘사랑의 100감사쓰기’를 썼다.”

개인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지자체로, 지자체에서 군대로, 군대에서 전국 교정시설로 감사운동이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수많은 감사 실천가들의 협업이 있었지만, 또 하나를 꼽으라면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힘, 바로 감사습관화가 만들어준 김용환 대표의 절대 긍정이었다.

열정이 만든 아름다운 삶

“감사나눔신문 사람들부터 일상에서 감사를 해야 한다며 여러 실천 방법을 김 대표가 많이 내놓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감사합니다’를 100번 쓰면 1만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다. 김용환 대표는 가까운 사람들부터 시작해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들이 감사쓰기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했다. 감사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자신도 누군가에게 감사로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직접 감사카드를 써주면서 감사쓰기의 이로움을 알렸고, 만나지 못하면 전화로라도 감사쓰기를 일깨워주었다. 온종일 자나 깨나 감사를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다 보니 비어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없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감사를 나누어야 한다는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 아름다운 나눔의 정신은 다름 아닌 열정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을 감사로 행복하게 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너무 빨리 김용환 대표를 데려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의 열정이 쌓아 놓은 업적은 한두 줄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태산 같다는 걸. 감사와 긍정적 사고가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걸. 지금 이 순간을 가장 비싼 금이라 여기며 허투루 살지 말아야 한다는 걸. 큰 가르침을 주신 고인의 삶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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